그래미 수상 경력에 빛나는 팝디바 로드(21·사진)가 이스라엘에서 예정돼있던 공연을 정치적 항의 표현의 의미로 취소했다. 세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일명 ‘BDS’ 운동의 결과다. BDS란 보이콧(Boycott)·투자철회(divestment)·제재(sanctions)의 줄임말로 소비자들이 압력을 넣어 정치적 항의대상에 경제적 타격을 가하는 운동이다..
로드의 공연을 기획한 공연업체 나란자(Naranjah)의 창립자 에란 아리엘리는 2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내년 6월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예정돼있던 로드의 공연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아리엘리는 “로드 정도 나이의 아티스트가 이스라엘에 방문하는 부담을 견뎌낼 수 있다고 생각한 내가 순진했다”면서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팬들의 용서를 구한다”고 적었다.
로드의 팬들은 로드가 올해 낸 앨범 ‘멜로드라마’의 텔아비브 공연이 확정된 뒤 각종 수단을 동원해 이를 막으려 애써왔다. 일부 활동가들은 공개서한을 보내 로드를 설득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시점에서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건 자칫 이를 지지하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드는 21일 트위터에서 “이 문제 관련해 많은 이들과 대화하면서 가능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가르쳐줘서 감사하다”고 이 서한에 답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활동가들은 같은 활동을 지난 2005년부터 계속해오고 있다. 밥 말리의 연인이기도한 가수 로란 힐을 비롯해 록밴드 핑크플로이드의 멤버 로저 워터스,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질 스콧 헤론, 영국의 록가수 엘비스 코스텔로, 사회참여로 유명한 영화감독 켄 로치 등이 이스라엘을 향한 BDS 운동에 동참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뮤지션들의 반 이스라엘 BDS 운동에 비판적인 시각도 내놓는다. 사안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또다른 인종차별주의인 반유대주의로 흘러갈 위험이 있다는 해석이다. 록밴드 라디오헤드는 내년 7월19일 텔아비브 공연을 취소해달라는 켄 로치와 로저 워터스의 공개서한에 반박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운동에 동참하는 이들을 이스라엘에 입국금지 조치하는 법을 통과시켜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영국계 비영리단체인 팔레스타인연대캠페인(PSC) 관계자가 이 법으로 지난 3월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입국거부를 당하기도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