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김정은·김정일 생일이 고비다… 北 평창 도발 가능성은?

입력 2017-12-25 22:3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3일 조선노동당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당 세포위원장은 당원 5∼30명으로 구성된 노동당 최말단 조직의 대표자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모든 당 조직과 당 일꾼들이 자기 부문, 자기 단위에서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섬멸전을 강도 높이 벌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뉴시스

최근 3년간 통상 3월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에 반발 도발

文 대통령이 연기 제안한 데다
추가 제재 등 리스크도 커
이번엔 훈련 빌미 도발 쉽잖아

기념일 전후 인공위성 위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카드는 상존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포함) 기간 북한의 군사적 도발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제적 비판과 고강도 추가 제재를 자초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도발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과거 도발 사례를 감안할 때 김정은(1월 8일), 김정일(2월 16일) 생일 등 ‘기념일’ 전후로 인공위성 발사로 위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3년간 1∼3월 북한의 도발 패턴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성 도발과 기념일 과시용 도발이었다. 통상 3월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독수리(FE) 훈련에 반발하는 도발이 지속돼 왔다. 북한은 지난해 3월 7일 시작된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을 앞두고 단거리 미사일 6발을 발사한 데 이어 한·미 연합훈련 중에도 중·단거리 미사일 9발을 발사했다. 올해에는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시작을 7일 앞둔 3월 6일 스커드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4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다만 내년 초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연기를 미국에 제안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25일 “북한 역시 평창올림픽 기간 중 도발할 경우 추가 제재 등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과거와 같은 도발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김정은·김정일 생일을 전후로 한 도발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은 김정일 생일을 4일 앞둔 지난 2월 12일 ‘북극성 2형’을 시험발사했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생일을 2일 앞둔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김정일 생일 9일 전인 2016년 2월 7일엔 장거리 미사일(광명성 4호)을 발사했다. 2013년에는 김정일 생일을 4일 앞두고 3차 핵실험을 벌였다.

이번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광명성 4호 발사 때처럼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을 시험하는 시나리오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의 위성 발사는 자주권 존중과 평등을 기본 원칙으로 하는 유엔헌장과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규제한 우주조약 등 국제법에 완전히 부합되는 합법적 권리 행사”라고 주장했다. 추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북한이 ‘우회적인 미사일 기술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쏘기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월쯤 장거리 로켓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외곽 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 제재 결의(2397호)를 단호히 배격한다고 밝혔다. 아태평화위는 제재 결의에 동참한 한국과 일본을 지목해 “종착점은 긴장 격화이고 전쟁이며 저들의 무덤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