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 원한 슬픈 크리스마스 선물… 장난감 아닌 음식과 담요

입력 2017-12-25 05:00

미국의 한 1학년 소녀가 산타에게 보낸 편지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갖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소녀의 모습에 곳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텍사스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루스 에스피리쿠에타는 학생들이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마련했다. 학교가 끝난 뒤 학생들이 쓴 편지들을 읽어보던 에스피리쿠에타는 한 학생의 편지에 말문이 막혔다고 밝히며 14일 페이스북에 이 편지를 공개했다.

페북에 올라온 편지엔 “오늘 착하게 지냈어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공과 음식을 받고 싶어요. 또 담요가 필요해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 편지를 쓰기 며칠 전 에스피리쿠에타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과 ‘갖고 싶은 것’의 차이를 설명해주었는데, 학생이 이를 산타클로스에게 보내는 편지에 적용한 것이다.

에스피리쿠에타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학생들이 장난감 대신 음식이나 담요, 침대를 갖고 싶어할 때 너무 슬프다”며 “우리가 당연하게 갖고 있는 것들을 학생들이 갖고 싶다고 할 때, 교사로서 마음이 미어진다”고 밝혔다.

아이의 편지에 감동을 받은 주민들은 담요를 들고 해당 학교를 찾아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각)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기부된 담요는 총 616개였다. 이 학교의 교장은 모든 학생이 적어도 한 개의 담요를 갖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724개의 담요를 기부받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교장은 목표치가 넘어가면 담요를 필요로 하는 또다른 주민들에게 담요를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