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리뉴, 미운 오리새끼에서 바르사의 백조까지

입력 2017-12-24 17:57
사진 = 파울리뉴 방송 화면 캡쳐

브라질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눈여겨본 FC바르셀로나 보드진이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파울리뉴(29)를 영입할 때만해도 상당한 비판이 뒤따랐다. 네이마르(25)를 파리 생제르망에게 빼앗긴데 이어, 마르코 베라티(25)와 필리페 쿠티뉴(25) 영입에도 실패한 상황이라 파울리뉴로 팬들을 만족시켜주기엔 부족했다. 4,000만 유로(약 512억 원)의 비싼 이적료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2천여명도 되지 않는 팬들로 조촐한 그의 입단식이 진행되었고, 그의 15번 유니폼은 단 한 장도 팔리지 않았다. 파울리뉴로서는 엄청난 굴욕이었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바르사는 프리메라리가 우승팀과 코파델레이 우승팀이 경기를 펼치는 ‘스페르코파 데 에스파냐’마저 레알 마드리드에게 연패를 당해 우승컵을 빼앗기며 최악의 시즌 출발을 했다.

하지만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우려와 달리, 바르사는 리그 14승 3무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무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순항중이다. 이 중심에는 단연 파울리뉴가 있었다.

파울리뉴는 엄청난 투지로 경기 내내 위협적인 위치로 뛰어들면서 메시나 수아레스와 같은 동료들의 패스 능력이 최대한 활용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기존의 짧은 패스만 주고 받았던 바르사의 정체된 중원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기존의 라키티치와 이니에스타 보다 공격적인 위치로 더 깊숙하게 전진하는 성향이 있는데, 이는 메시 한사람에 의존하지 않는 공수전환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특유의 투박함으로 중원을 누비며 엄청난 활동량과 영향력을 자랑한다.

어제 23일 펼쳐진 세기의 대전 엘클라시코의 승리 중심에도 파울리뉴가 있었다. 선발 출전해 중원과 전방을 누비며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들을 괴롭히며, 후반 62분 상대 수비수 카르바할의 퇴장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이제 그에게서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중국화 논란’은 찾아 볼 수 없다. 리그에서도 6골 2도움이라는 미드필더 최고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팬들에게서 ‘진시황울리뉴’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이제는 바르사의 가장 아름다운 백조가 된 파울리뉴. 그와 바르사의 상승세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