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가면 안 된다” 제천 참사 희생자 19명 눈물의 영결식

입력 2017-12-24 13:43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나흘째인 24일 오전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한 유족이 찾아와 영정을 바라보며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나흘째인 24일 희생자 19명의 영결식이 가족들의 눈물 속에서 엄수됐다. 하늘에선 남겨진 이들의 마음처럼 구슬픈 장대비가 내렸다.

3대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어 안타까움을 더한 김모(80·어머니)씨와 민모(49·딸)씨, 김모(18·외손녀)양의 발인이 이날 이뤄졌다. 이들은 지난 21일 오후 사이좋게 스포츠센터 2층 목욕탕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갑작스럽게 세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이렇게 가면 안된다”며 마지막 길을 막아서기도 했다.

지역 ‘봉사 천사’로 알려진 고 정모(50·여)씨와 이모(57·여)씨, 김모(57·여)씨도 영면의 길을 떠났다. 정씨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배식 봉사 등 지역에서 각종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헌신자로 통했다. 남다른 활동으로 존경을 받았던 이씨와 김씨는 사고 당일 교회에서 사랑의 반찬 나누기 봉사활동을 한 뒤 목욕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생을 마감한 김모(18)양의 영결식에도 가족들의 울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사고 당시 6층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김양은 옥상으로 대피하려 계단을 오르던 중 화를 입었다. 화장장으로 향하는 운구 앞에서 김양의 어머니는 끝내 쓰러졌고, 유족들은 또 한 번 목 놓아 울었다.


서로 다른 안타까운 사연을 남기고 이날 하루에만 19명의 희생자가 영원히 잠들었다. 25일과 26일에는 각각 5명, 4명의 장례절차가 잡혀있다. 26일 영결식을 마치면 이번 화재 참사 희생자 29명의 장례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