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사랑과 우정 담은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입력 2017-12-24 00:33 수정 2017-12-24 11:58
파격적 소재와 격동적 안무로 사랑받은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이 삼연으로 되돌아왔다. ‘베어 더 뮤지컬’은 보수적 가톨릭계 고등학교에서 청춘들의 엇갈린 사랑과 우정,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감각적 넘버와 대담한 대사로 그려냈다. 국내에서는 2015년 초연, 지난해 재연했다. 한국 사회에서 숨기려고 했던 소재를 솔직히 꺼내놓고 내보이면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작품의 배우들과 연출진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의 한 장면. 쇼플레이 제공

올해 ‘베어 더 뮤지컬’의 최대 특징은 오디션을 통해 굵직한 신예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과 미국 브로드웨이 원작에 충실한 공연을 위해 소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는 점이다. 이재준 연출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가장 큰 변화는 극장”이라며 “초연 재연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했지만 이번 삼연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무대가 바뀌면서 동선이 많이 달라졌지만 중심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잘 나가는 킹카이자 정체성 혼란을 느끼는 제이슨 역에는 배우 고상호와 임준혁, 노윤이 합류해 연기를 선보인다. 킹카 제이슨과 비밀리에 교제 중인 소신 있는 성격의 피터 역에는 윤소호와 강찬, 정휘가 나온다. 예쁜 외모로 인기와 질투를 동시에 받는 여학생 아이비 역에는 양서윤과 허혜진이 캐스팅됐다. 우수한 성적에 준수한 외모를 지닌 모범생이지만 제이슨에게 늘 밀리는 맷 역은 이동환과 도정연이 맡았다.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의 한 장면. 쇼플레이 제공

‘베어 더 뮤지컬’은 시즌마다 신예 배우를 파격적으로 기용해 스타 등용문이 되기도 했다. 2015년 피터 역에는 배우 이상이, 아이비 역에는 민경아, 지난해 피터 역에는 박강현이 최근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들면서 활약하고 있다. 이상이는 최근 KBS 드라마 ‘맨홀’에서 감초 연기를 선보였고 민경아는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에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박강현은 JTBC ‘팬텀싱어’ 시즌2에서 최종 경연 2위를 차지하면서 실력을 입증했다.

이재준 연출가는 “작품이 배우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공개 오디션을 통해 모든 지원자에게 기회를 드리기 위해서 애써왔다”며 “서류 심사에서 거르지 않고 기회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공연계에서 활약할 새 얼굴을 발굴해 좋은 선순환을 만들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런 노력이 쌓여서 좋은 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21명은 이번에 7일간 지원자 1000여명과 오디션에서 경합을 벌여 배역을 따냈다.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의 한 장면. 쇼플레이 제공

초연에도 참여했던 피터 역의 윤소호는 “초연 때와 달리 무대도 작아지고 오케스트라도 MR(녹음)로 바뀌었지만 작품의 본질은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극장이 작아졌다고 해서 작품이 작아진 게 아니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피터 강찬은 “제가 올해 30세”라며 “‘베어 더 뮤지컬’ 원서 접수 제한이 32세였다.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풋풋한 다른 배우들과 재밌는 공연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슨 역의 고상호는 “작품을 보고 우리 사회 속에 살고 있는 또 다른 피터와 제이슨들이 위안을 얻을까 아니면 마음을 아파할까 걱정했다”며 “어떻게 하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에 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강찬은 “작품이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라며 “피터의 마지막 솔로 파트인 ‘앱솔루션(Absolution)’의 대사 ‘단지 사랑일 뿐인데’처럼 사랑에 초점을 맞추려 했다”고 밝혔다.

내년 2월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 5만5000~7만7000원.

권준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