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리 하고싶다” 빈소 갔지만 거절당한 제천화재 건물주

입력 2017-12-23 20:29 수정 2017-12-23 21:04
23일 국립과학수사원구원과 경찰 화재전문감식관 등으로 구성한 합동감식반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현장에서 지게차를 동원해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뉴시스

대형 화재로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노블휘트니스스파’ 건물주 이모(53)씨가 23일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지만 유가족들의 반대로 발길을 돌렸다.

이씨는 이날 오전 화재 희생자들이 안치된 제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사설구급차를 타고서였다.

그는 대면조사를 위해 병원을 찾아온 경찰에게 “사람의 도리를 하고 싶다. 합동분향소에서 먼저 조문한 뒤 조사받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족의 반대로 조문하지 못했다. 경찰은 돌발 상황을 우려한 조문을 만류했었다. 이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국립과학수사원구원과 경찰 화재전문감식관 등으로 구성한 합동감식반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현장에서 지게차를 동원해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씨는 이날 저녁 입원 중인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출석 요구를 했지만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가 건물 관리와 관련해 위법 사실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위법 사실이 밝혀지면, 이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다.

경찰은 이날 이씨 외에도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배관 공사를 진행한 시설 관리자 등 2명을 불러 조사했다.

제천 스포츠센터 ‘노블휘트니스스파’ 화재 사고는 21일 오후 3시 53분쯤 시작돼, 큰 불로 이어졌다.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2층 여탕의 비상구는 철제 선반이 막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방방재신문이 23일 보도했다.뉴시스 사진=소방방재신문 캡처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