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자살 막으려다 숨진 경찰관 유족 위로

입력 2017-12-23 13:29
이철성 경찰청장이 23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요양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수성경찰서 소속 고 정연호(40) 경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이철성 경찰청장이 23일 자살이 의심되는 주민을 구하려다가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경찰관의 빈소를 방문했다.

이 청장은 경찰청 간부들과 함께 이날 오전 대구 수성구 황금동 수성요양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수성경찰서 범어지구대 소속 고 정연호(40) 경사의 빈소를 찾았다.

이 청장은 “항상 열심히 근무하는 경찰관을 잃어 너무 안타깝다”며 “용기를 잃지 말라”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정 경사는 지난 21일 오후 8시11분쯤 수성구 수성동4가의 한 아파트 9층에서 “아들이 번개탄을 사가지고 들어 왔는데, 조치를 해 주시기 바란다”는 자살 의심 신고를 접수받고 동료와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정 경사는 A씨(30)의 어머니와 A씨를 설득했다. 상담을 진행하던 중 A씨가 갑작스럽게 동생의 방에 들어가 방문을 잠갔다. 이에 정 경사는 방문을 열려고 했지만 잠겨있었다. 방 안에서는 창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정 경사는 창문을 통해 옆방으로 이동하던 중 미끄러져 아파트 9층에서 떨어졌다. 인근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음 날 결국 숨졌다. 경찰은 정 경사에 대해 1계급 특진과 훈장을 추서했다.

정 경사는 지난 20일 고등학생들과 함께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에서 보이스피싱범을 추격해 검거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