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원인 규명 본격화… 경찰 건물주 직접 조사

입력 2017-12-23 09:47
지난 21일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

경찰이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주를 상대로 대면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본부는 23일 강원도 원주의 한 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스포츠센터 건물주 이모(53)씨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1일 화재 당시 7층에서 구조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에게 일부 사항을 구두로 확인했지만 직접 조사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 8월 경매로 이 9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을 인수했다. 이후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 10월 사우나와 헬스장을 다시 운영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 소방점검, 불법 증축 및 건물 용도 변경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스프링클러 알람 밸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화재 당시 건물 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생존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스포츠센터 소방시설에서 누수가 발생했고 보조펌프 작동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건물 1층 주차장 천장 배관 열선 설치작업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공사업체의 부실 시공 여부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발생한 불꽃이 11㎜ 스티로폼에 옮겨 붙었고, 이 스티로폼이 주차된 차량에 떨어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이 불이 차량 10여대를 태우고 가연성 외장재인 드라이비트를 타고 9층까지 번졌다는 목격자 진술도 청취했다.

경찰과 소방청, 검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한국전력 등 6개 기관의 합동 현장 감식도 전날에 이어 진행된다. 감식팀은 전날 건물 내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국과수에 전달했다.

지난 21일 오후 3시53분 발생한 이 화재로 29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부상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