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취소’ 논란의 경기위원장 재선임, 막 나가는 KLPGA

입력 2017-12-22 21:00
최진하 KLPGA 전 경기위원장이 지난 10월 19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블랙스톤GC에서 열린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에 대해 미디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은 미숙한 대회 운영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최근 KLPGA가 그를 재선임해 논란이 일고 있다.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사상 초유의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 취소 사태로 사의를 표명했던 최진하 전 경기위원장을 재선임해 논란이 일고 있다.

KLPGA는 지난 19일 협회 이사회를 거쳐 2년 임기의 최 전 위원장을 선임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미숙한 경기 운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KLPGA 측은 22일 “면접을 통해 4명의 경기위원장 대상자를 선정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최 위원장을 재선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일부 선수들은 그린 주위 프린지 지역을 그린으로 착각, 공을 집어 들어 벌타를 받았다. ‘인플레이 중 선수나 파트너, 캐디가 공을 집어 올리면 선수가 1벌타를 받는다’는 골프 규칙(18조 2항)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KLPGA 경기위원회는 “프린지의 풀이 짧은 바람에 퍼팅 그린과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아 선수들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로 이들에 대한 벌타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1라운드가 끝난 뒤 일부 참가 선수와 부모들은 “벌타 면제는 불공정한 처사”라며 밤늦게까지 항의했다. KLPGA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 선수들은 2라운드 출전 포기를 불사했고, 2라운드 시작 시간이 지나서도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KLPGA는 전날 1라운드 기록을 무효 처리하고 다시 1라운드를 재개했다. 당초 4라운드(72홀)까지 예정됐던 대회는 3라운드(54홀)로 축소됐다. 대회 운영 미숙으로 1라운드가 취소된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미국 골프닷컴 등 해외 언론들은 당시 이 사태에 대해 “한국의 여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꼬았다. KLPGA는 희대의 국제적 망신을 사게 한 인물을 팬과 선수의 비난을 자초하면서까지 재선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