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전 SK 감독 “대형 포수를 만드는 데 힘이 됐으면”...NC 가는 김형준은 첫 ‘이만수 포수상’ 영광 안아...

입력 2017-12-22 16:09 수정 2017-12-22 16:20
이만수 KBO 육성부위원장(오른쪽)이 22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열린 '제1회 이만수 포수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김형준(세광고) 선수와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상헌 기자

“‘이만수 포수상’이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대형 포수를 만드는 데 힘이 되길 바랍니다.”

‘헐크’ 이만수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부위원장은 자신의 이름을 딴 ‘이만수 포수상’을 통해 유소년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 했다.

이 육성부위원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야구회관에서 열린 ‘제1회 이만수 포수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 육성부위원장을 비롯, 구본능 KBO 총재와 김인식 총재 특보, 이광환 전 LG 트윈스 감독 등이 자리했다.

올해 처음 제정된 ‘이만수 포수상’은 고교야구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보인 포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였던 이 육성부위원장이 직접 만든 상이다.

포수상은 이 육성부위원장이 직접 재능기부를 다니면서 후보들을 추리기도 하고, 일선 고교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정한다. 최종 마지막 단계에서는 다시 한 번 후보 유망주들을 직접 찾아가 평가한다.

첫 ‘이만수 포수상’ 수상의 영광은 김형준(세광고)이 안았다. 김형준은 고교 야구 무대에서 공수 모두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올 시즌 20경기에 나와 타율 0.265(68타수 18안타) 3홈런 14볼넷 15삼진 12타점 출루율 0.390 장타율 0.412를 기록했다. ‘2018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는 2차 지명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았다.

김형준은 “우선 이만수 육성부위원장님께 감사하다. 1회 수상자라 더욱 영광이고 프로에 가서도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만수 포수상 특별부문 홈런상은 한동희(경남고)가 받았다. 내야수인 ‘2018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었다. 한동희는 올 시즌 28경기에 뛰면서 타율 0.348(92타수 32안타) 5홈런 21볼넷 19삼진 15타점 출루율 0.487 장타율 0.565의 성적을 거뒀다. 경남고의 올 전국체전 우승과 대통령배 준우승 등을 이끌었다.

한동희는 “뜻깊은 상을 주신 이만수 감독님께 감사하다. 앞으로 인성도 좋은 선수가 될 수 잇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4시즌을 끝으로 SK 와이번스 감독에서 물러난 이 육성부위원장은 자신의 별명 ‘헐크’를 딴 헐크파운데이션을 설립, 유소년 야구에 대한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육성부위원장이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는 물론 피칭머신 등을 기부하고 있다. 또 야구의 볼모지인 라오스로 눈을 돌려 야구 보급과 진흥에 힘쓰고 있다.

이날 이 육성부위원장은 “주목받는 투수나 야수에 비해 드러나지 않는 포수를 유소년 선수들이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야수를 하다가 잘 안 되면 포수를 하는 상황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상으로 어린 선수들이 꿈을 가지고 포수를 하길 바란다”면서 “유소년 시절부터 준비된 대형 포수를 만들기 위해 이 상을 만들었다”고 제정 취지를 밝혔다.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이영민 타격상’처럼 ‘이만수 포수상’도 꾸준히 이어진다면 야구 꿈나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소년 야구에서 포수에 대한 기피가 심해지자 레전드 포수였던 이 육성부위원장이 직접 후배 대형 포수 육성에 힘을 보탠 것이다.

이 육성부위원장은 “사실 지난해 이 상을 만들고 싶었는데 여건이 되지 않아 올해 시작하게 됐다이 늦었다”며 “야구 선수로서 사랑을 많이 받아왔는데 사회에 되돌려 줘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아내가 옆에서 많이 도와줘 편안하게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수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 육성부위원장은 “잘 던지고, 잘 막고, 잘 잡아야 한다”며 “포수를 기피하는데 다른 포지션보다 오래할 수 있고, 장비들을 갖추고 해 오히려 부상도 덜 입는다”고 답했다. 이어 “포수는 경기를 또 전체적으로 볼 수 있어 야구에 대한 안목이 좋아진다. 국내는 물론 미국이나 일본 등을 보면 지도자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포지션이 포수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 지도자로서의 복귀에 대한 질문엔 그는 “현장에 돌아가기 위해 주변을 멤돌면 항상 초조하고 나만의 시간이 없다”며 “재능기부 등으로 나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유소년 선수들에게 애정 있는 조언도 이 육성부위원장은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인성교육이 현장에서 더 잘 돼야 한다. 늘 얘기하는 덕목이 ‘겸손’이다”며 “이승엽 얘기를 항상 후배들에게 해준다. 실력은 물론 인성도 좋아 모두에게 존경 받는다”고 말했다.

이 육성부위원장은 내년 1월 중순 라오스로 출국, 야구 보급에 힘쓸 계획이다. 이어 올 해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야구 꿈나무들에게 재능기부도 이어나간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