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가 손주들에게 선물할 인형이나 장난감, 자전거 구입을 줄이고 한의원이나 병원을 찾는 일이 늘고 있다면 경기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의 보건소·종교단체 소비, 20대의 서적·편의점·제과점 지출, 30대의 대중교통수단 이용, 40대의 약국·건강제품 소비 증가도 경기 불황의 사전 징후로 볼 수 있다.
신한카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신용카드 빅데이터 기반 경기동향 예측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신한카드는 과기정통부와 매월 2억건씩 실시간으로 쌓이는 신용카드 결제 빅데이터를 분석해 경기 선행지표를 발굴했다. 2008년 이후 현재까지 결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고 있는 소비자심리지수(CSI)와 통계적으로 유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
연령별 소비 빅데이터가 보여준 호황 징후도 있었다. 청소년이 공연장이나 놀이공원을 찾거나, 20대가 학원과 유흥가에서 지출을 늘린다면 호황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컸다. 30대의 여행사·실외골프장 이용, 40대의 운동관련소비, 50대의 백화점·의류 지출 증가도 호황 징후였다.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도 있다. 건당 결제금액이 20만원 이상인 호텔의 매출액, 소규모 커피전문점 매출액, 소규모 일식 가맹점수, 신규 개업 가맹점수 등은 경기 변화에 선행해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카드소비 빅데이터를 활용해 파악한 경기 선행지표를 조합해 ‘신한 딥 인덱스(Shinhan Deep Index)’를 개발했다. 이를 기존의 주요 경제지표들과 함께 사용해 예측력을 높이는 한편, 점진적으로 다른 국가통계 생산에도 빅데이터 활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