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하소동 ‘두손 스포리움’ 화재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짧은 시간에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대피가 어려운 건물 구조에 불에 잘 타는 외벽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은 21일 사고 직후 현장브리핑을 갖고 “수색 과정에서 사망자가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브리핑 당시 16명이던 사망자 수는 오후 11시 기준 29명으로 늘어났다. 질식에 의한 사망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재가 진압됐지만 층마다 정밀 검색을 하던 중 추가 사망자가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소방서장은 사망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전체 건물에 연기가 퍼졌기 때문”이라며 “2층을 개방하면서 진입했을 때 사망자들이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2층과 3층 사우나 시설이 있는데 사우나 시설이 대개 막혀 있지 않느냐”며 “연기에 의해 많이 질식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진압한 이후 정확히 확인해봐야겠지만 현장 대원이 추정하기로는 1층 주차장 부분 훼손이 많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비상벨과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화재로 소실돼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 투입된 한 소방관은 “현장에 들어가보니 연기가 꽉 차 있었는데 내부 불탄 흔적은 없었다”며 “아마 연기에 의한 질식사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방관은 피해가 컸던 이유에 대해 “외장재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콘크리트나 대리석 외장재였다면 이렇게 피해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장재를 타고 빠르게 불이 번졌고 연기가 금방 꽉 차서 운동하고 사우나 하던 사람들이 질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