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입단’ 김현수 “벤치에서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입력 2017-12-21 16:26

김현수가 21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메이플홀에서 LG 트윈스 입단식을 가졌다. 2015년까지 두산 베어스 타자로 활약한 김현수는 최근 두 시즌간 미국프로야구(MLB)에서 뛰었다. 김현수는 지난 19일 LG와 4년 총액 115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국내 복귀 절차를 마무리했다.

-입단 소감은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LG 트윈스 구단에 너무 감사드린다.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두산베어스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미국에 가기 전에 정말 다 생각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죄송스럽다. LG에서 저를 받아주셔서감사드린다.

-유니폼 번호의 의미는 뭔가
일단 LG 선수들이 사용하는 번호와 겹치지 않는 번호를 달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22번을 달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프로 선수들이 22번을 달고 뛰는 것을 보면 멋있다고 느꼈다.

-지금 웃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
일단은 미국에서 잘하지 못한 것도 있고, 팀을 옮기게 된 것에 미안함도 있다. 정말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오랜 만에 기자회견을 하다보니 긴장도 된다. LG와 두산에 모두 감사드린다.

-FA 역대 보수 총액 2위로 입단했는데
일단 한국에 오기까지 힘들었는데도 큰 금액을 안겨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에이전트가 잘 협상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구단이 큰 금액을 제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만큼 받아도 되는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만큼 LG에서 그동안 해왔던 야구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낟. 역대 2위는 생각도 못했는데 과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 야심찬 각오를 가지고 갔다. 결과적으로 돌아온 계기가 궁금하다
핑계를 대자면 많은 기회를 못 받아서 내년 2월이 넘어야 또 다른 계약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생각보다 시즌 준비도 늦어져서 많이 뒤처질 거라고 생각한 부분도 있다. 야구를 너무 하고 싶었다. 벤치에서 야구를 보니까 너무 경기에 나가고 싶었다.

-LG 중심타선에 설 것 같은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날 역할은 제가 아닌 감독님이 정해주시는 것이다. 감독님이 주신 역할게 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심타선이 아니어도 경기에 나간다면 어디서든 그 타순, 포지션에 맞게 하는 게 제 목표다.

-‘김현수는 리더십이 좋다는 평가’에 대해
저는 리더십보다는 어린 선수들이랑 같이 밥먹고 사주고, 목소리가 크다 보니까 야구장에서 얘기듣던 간독님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다. LG는 저 말고도 리더십 좋은 선수가 많다. 잘 따라서 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

-지금 무엇이 가장 설레는지
-저는 야구장가면 (박)용택이 형, (이)동현이 형이랑 야구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물론 다른 LG 선수들 만나는 것도 굉장히 설렌다. FA 계약 발표가 된 날 용택이 형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선수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두산에서 가장 아쉬워 한 선수는 누구였나
많은 선수들이 아쉬워했다. 그 중에서도 룸메이트 생활을 많이 했던 박건우가 아쉬워하더라. 아쉽지만 그래도 같이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으니까 보자고 얘기했다.

-메이저리그 재도전 가능성은
기회만 온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메이저리그서 배운 게 있다면
나는 루틴이라고 생각한 게 루틴 수준도 아니었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경기에 나가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느꼈다. 메이저리거들은 경기 전 루틴이 게임에서도 이어졌다. 슬럼프가 와도 같은 루틴으로 운동해서 극복하고, 매일 선수들 각자가 체력을 관리하는 방법이 있었다. 연습량보다는 질, 체력관리를 우선순위에 두고 운동하는 것을 봤다. 아무거나 먹는 줄 알았는데 도시락을 싸서 다니며 식단 관리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한국 선수들이 조금 더 힘을 길러야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눈물의 의미는 뭔가
고마움의 눈물이다. 뽑아주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다.

-LG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잘하겠습니다. 열심히 응원해주세요. 선수는 열심히 말고 잘해야 한다는 용택이형의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았다. 그 말대로 잘하겠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