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 허가 지연에 비상경영 돌입

입력 2017-12-21 15:20
제주신화월드가 추진하는 랜딩카지노 이전 허가건이 지연되면서 향후 사업전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주신화월드는 제주도의회에서 랜딩카지노 이전 관련 안건 상정이 보류되면서 계획된 모든 채용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임직원 대상 사내외 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랜딩카지노는 서귀포시 안덕면 소재 약 250만㎡ 부지에 조성되는 신화역사공원 내 복합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할 예정이었다.

랜딩카지노는 지난 7일 제주도에 카지노업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하게 되면 기존 하얏트리젠시제주 영업장(803㎡)보다 확대된 5581㎡ 규모의 전용 면적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제주신화월드의 개발 및 운영사인 람정제주개발㈜과 랜딩카지노의 운영사인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내년 1월 예정된 1단계 공식 개장이 불투명해질 것을 대비해 기업활동을 대폭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1단계 개장은 카지노 시설과 면세점 등을 포함해 전체 시설의 70%가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인턴·실습생·수습직원 출근 보류 및 기간종료 후 채용 중단, 임직원 휴가 독려를 통한 비용 절감 등 기업존폐가 걸린 경영 위기상황으로 체제를 전환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하얏트리젠시제주 소재 랜딩카지노 이전이 무산될 경우 제주신화월드는 앞서 예정돼 있던 경영계획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신화월드는 개장 일정에 맞춰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지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 활동을 벌여왔다.

현재 제주신화월드에는 1900여명이 직접고용으로 채용돼 근무 중이다. 아웃소싱 인력 600여명과 대외 협력업체 직원을 더하면 3000여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제주신화월드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1단계 개장에 2100명을 추가 채용하고, 2019년 완전개장 시 직·간접 고용으로 6500명을 채용한다는 방침을 정했었다.

한편 랜딩카지노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이 매해 실시하는 자금세탁방지제도 종합평가에서 전국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가운데 3년 연속(2015~2017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랜딩카지노가 자금세탁방지제도 도입 등 준법경영 및 투명경영 실천의 선례를 보이고, 지역 내 업체와의 계약체결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려는 순기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카지노의 수익이 테마파크와 같은 복합리조트 내 다른 시설의 운영에 사용되고, 향후 관광산업 전반에 몰고 올 선순환적 파급효과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주민자치연대는 랜딩카지노를 제주신화월드로 확장·이전하려는 계획과 관련해 이날 성명을 내고 강력 반발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람정제주개발의 인력 채용중단 선언에 대해 “일자리를 볼모로 카지노 이전을 압박하는 수단”이라며 “일자리와 카지노 허가를 흥정하려는 모습은 도민사회를 협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