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 해 동안 책상 앞에서 공부해 온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순간이다. 무거운 책가방, 키에 맞지 않는 책상과 불편한 의자는 국내 청소년들의 척추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올 겨울엔 우리 자녀의 척추가 건강한지 내년에도 건강할 수 있을지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하자.
청소년이 흔하게 얻는 척추질환은 대개 척추변형이다.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이나 뒤로 굽는 척추후만증이 대표적이다. 척추변형의 경우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방심하기 쉽다. 척추변형은 척추의 모양을 통해 이상을 확인 가능하다. 가정에서도 청소년의 옆모습, 뒷모습을 관찰해 이상을 감지하기도 한다.
특히 자주 발생하는 척추측만증은 잘못된 자세로 척추가 한쪽으로 휘어, 어깨가 위로 올라가거나 허리가 한쪽으로 들어가보이는 증상이다. 고개를 숙였을 때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야 한다. 청소년기는 외모에 민감한 시기인 만큼, 몸의 모양을 변형하는 척추질환은 건강뿐만 아니라 정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환자의 절반가량이 10대였다. 이는 청소년들이 척추건강을 위협받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익숙한 세대인 만큼, 고개만을 움직여 필요한 사물을 이용하는 습관을 가진 경우가 많다.
특히 고등학생은 야간자율학습을 하며 거의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있게 된다. 몸의 긴장을 풀어줄 기회가 적고, 운동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몸을 지탱하는 근육의 힘이 자연히 부족하다. 이때 척추를 휘게 하는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더더욱 이 습관이 교정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이 별다른 증상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척추측만증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 평소에 어떤 자세로 생활하는지, 운동량은 충분한지 등 생활습관을 점검하는 것 또한 유의미하다. 자율적으로 일과를 짤 수 있는 겨울 방학은 이러한 생활 교정을 진행하기 적기다.
척추측만증은 청소년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도 하다. 몸이 성장하면서 허리가 더 휘지 않고 곧게 자라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청소년의 척추측만증의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가 자주 사용된다. 허리의 곧은 모양을 유지시켜주는 보조기구를 착용해 허리의 이상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보조기구 및 물리치료는 성장하는 뼈들이 올바른 자리를 잡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때 보호자가 청소년의 치료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이 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잘못된 자세나 방법의 운동을 선택하거나, 치료를 거부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다. 척추질환으로 고민하며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다독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구리 참튼튼병원 척추외과 김상신 원장은 “청소년기는 생활습관이 잡히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척추건강에 대한 경각심과 올바른 생활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호자 또는 교사가 청소년의 척추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겨울방학 동안 실천할 수 있는 건강검진, 체조하기 등의 과제를 부여하면 척추건강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을 강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