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전 세계 골프계에서 일어난 논란 중 가장 뜨거웠던 것은 렉시 톰슨(미국)의 ‘역대급 4벌타 사건’이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21일(한국시간) 올 해의 골프계 논란을 소개했다. 이 매체에서 소개한 톰슨의 4벌타 사건은 지난 4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벌어졌다.
당시 톰슨은 4라운드 12번 홀까지 16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2위와는 3타 차 선두로 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13번 홀로 이동 중 톰슨은 뜻하지 않은 비보를 접했다. 그는 전날 17번 홀에서 약 30㎝ 정도의 파 퍼트를 남겨뒀다. 톰슨은 마크를 한 후 다시 공을 놓고 퍼트를 했다. 이때 그가 원래 위치보다 홀에 더 가까운 자리에 공을 놨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TV중계로 경기를 지켜보던 시청자의 이메일 제보였다. LPGA 측은 검토 끝에 벌타를 부과하기로 했다. 톰슨은 공을 마크한 지점이 아닌 곳에 놨다는 이유로 2벌타, 스코어카드 오기 등으로 2벌타를 받았다. 총 4벌타를 받으며 단독선두에서 5위까지 밀렸다. 우승은 연장 접전 끝에 유소연이 가져갔다.
이후에도 톰슨 사건은 골프계에서 논란이 됐고 결국 이달 LPGA는 내년부터 시청자의 제보로 인한 선수의 규정 위반은 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이 매체는 논란거리 5위로 지난 10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챔피언십 1라운드 취소 사건을 꼽았다. 당시 첫날 최혜진, 박인비 등 일부 선수가 프린지(그린 주변 지역)에서 공을 집었다가 벌타를 받았다. ‘인플레이 중 선수나 파트너, 캐디가 공을 집어 올리면 선수가 1벌타를 받는다’는 골프 규칙(18조 2항)에 근거한 벌타였다.
하지만 KLPGA 측에서 “프린지의 풀이 짧은 바람에 퍼팅 그린과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아 선수들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에 대한 벌타를 면제해줬다. 최혜진은 10, 13번 홀에서 받은 두 차례 벌타를 면제받아 6언더파로 공동선두가 됐다.
사건은 다음날 발생했다. 2라운드 경기가 오전 8시1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필드에 선수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날 불거진 벌타 면책 논란에 선수들이 집단으로 출전 거부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선수들의 집단 반발 속에 결국 KLPGA는 1라운드를 취소했다. 모든 성적이 무효화됐다. 다시 1라운드를 시작하면서 당초 4라운드(72홀)까지 예정됐던 대회는 3라운드(54홀)로 축소됐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