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신의 대표직을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전 당원 투표에 부치겠다고 선언하자 통합반대파 의원들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정동영 의원은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대표를 “골목 독재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유신독재 시절에 박정희가 유신헌법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대통령직을 걸었다. 결국 유신독재 정당화 수단으로 삼은 것”이라며 “골목 독재다. ‘이 당이 내 당이다’라는 생각만 있고, 본인은 지난 넉 달 동안 한 일이 오로지 합당하겠다고 하는 분란과 분열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안 의원과) 둘이 만났을 때도 내 눈을 보면서 ‘통합은 아니고요. 선거 연대라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며 “신뢰, 리더십, 지도력이 추락한 것이다. 사실상 어제부로 식물대표가 됐고 압도적으로 정치적 불신임을 당한 상태라고 본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통합반대파 의원인 천정배 의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전날 안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꼬집었다. 안 대표는 “일부 중진의원들이 근거를 알 수 없는 호남여론을 앞세웠다. 호남의 민주주의 전통을 왜곡하고 김대중 정신을 호도하는 구태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천 의원은 “자기를 대통령 만들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을 한마디로 매도하고 능멸했다”며 “보통 때 같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위자료 청구해야 마땅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안 대표가) 무리하게 적폐연대로 가려고 하고, 자기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악으로 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대표 역시 2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의원총회가 무서워 나오지도 않고 도망쳐버리는 ‘도철수’가 됐다”고 거세게 비판하며 “(안 대표가) 진보 쪽으로 와서 대통령 되려고 하다 안되니까 중도, 극중주의, 공화주의 자꾸 옮겨가더니 이제는 적폐세력과 손잡고 보수야합으로 합당해 집권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 논의를 위해 20일 의원총회를 소집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 안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 당원 통합 찬반투표’를 전격 제안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