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계의 대부’ 자니 윤, 뇌출혈에 치매…외로운 말년

입력 2017-12-21 14:01

1960~70년대 ‘자니 카슨쇼’, 1980년대 ‘자니윤 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자니 윤(윤종승)이 홀로 양로병원에서 투병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럴드경제는 21일 윤씨가 치매에 걸린 채 미국 LA의 한 양로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였다. 보도에 따르면 윤씨의 기억은 조각난 채 간혹 연결될 뿐이라고 한다.

윤씨는 2006년 LA를 방문했던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미국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2014년에는 당시 닿았던 인연으로 한국관광공사 감사를 맡으며 서울에서 지냈다. 2016년 4월에는 뇌출혈을 일으켜 병원에서 치료 후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이혼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그에게 치매가 찾아왔다. 윤씨와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환자는 “(윤씨가) 기억을 잘 못한다”며 “하고 싶은 말을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도 이해를 못하다 보니 하루 종일 멍하게 앉아 있다”고 밝혔다. 윤씨의 지인은 “잘 나갈 때 그렇게 어울리던 친구들도, 한국에서 행복한 가정생활을 한다며 방송까지 탔던 전 부인도 이젠 다들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윤씨는 1962년 미국에서 파트 타임 가수로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스탠드업 코미디 클럽에서 활동하다 조니 카슨의 눈에 띄여 동양인 최초로 ‘투나잇 쇼’에 출연했다. NBC방송국에서 ‘자니 윤 스페셜 쇼’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1973년 뉴욕 최고 연예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1989년에는 귀국에 대한민국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허눈 토크쇼 ‘자니윤 쇼’를 진행해 인기를 끈 바 있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