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컴퓨터로 ‘포르노?’ 영국 그린 장관 결국 사퇴

입력 2017-12-21 10:30

사무실 컴퓨터로 포르노그래피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온 영국의 대미안 그린 수석 국무장관이 허위진술을 한 사실이 밝혀져 결국 사퇴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최측근인 대미안 그린 장관은 경찰이 9년 전 그의 컴퓨터에서 ‘극단적인’ 포르노그래피를 발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강력히 부인해왔다. 이 포르노들은 경찰이 정부기관의 정보유출에 대해 수사하던 중 그의 사무실 컴퓨터 안에서 발견됐다.

그는 사무실 컴퓨터에서 포르노그래피를 사용한 적이 없으며 자신은 막장 네거티브 선거전의 희생자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경솔한 인격살인과 같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그린은 포르노그래프에 관한 경찰조사에서 허위 진술한 사실이 밝혀지자 직위를 사퇴했다. 메이 총리가 경찰이 수사 끝에 그의 허위진술 사실을 보고하자 그린에게 사임을 요구했다.

그는 사퇴 서명서를 통해 “2008년 내 컴퓨터들 안에서 경찰이 발견한 음란 동영상물에 대해 그 동안 언론 발표문 등에서 솔직하게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을 시인한다. 그 문제로 경찰은 2013년에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역시 나는 솔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메이총리는 그린에게 보낸 사퇴요청 서한에서 “지난 11월 4일과 11일에 행한 두 건의 오해를 유도하는 부정확한 진술에 대한 수사보고서를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라며 물러날 것을 종용했다.

그린은 메이 총리의 조력자였다. 언론은 그의 퇴임으로 메이 총리가 내각 안에서 브렉시트의 향후 전개를 조율하는데 중요한 지원자를 잃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린 장관은 2005년 한 술집에서 작가 케이트 몰트비의 무릎을 만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내각사무처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몰트비는 그린이 술집에서의 모임에서 자기 무릎을 더듬고 나중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폭로했다.

최근 영국 정계에서는 그린 외에도 성적 부적절행위에 대한 고발이 봇물을 이루면서 여러 명의 정치인과 관료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