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채용비리 연루 권성동 의원 전 비서관 왜 불기소됐나

입력 2017-12-21 09:32
강원랜드 전경

검찰이 강원랜드 부정청탁 채용비리에 연루된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과 강원랜드 전 기획조정실장 A(55)씨를 업무방해와 강요죄 혐의로 기소한 가운데 청탁자였던 자유한국당 권성동(강원 강릉시) 국회의원의 전 비서관 김모씨에 대한 기소는 이뤄지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춘천지방검찰청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강원랜드 대규모 교육생 채용과정에서 발생한 부정청탁 비리에 연루된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과 강원랜드 전 기획조정실장 A씨 등 6명을 업무방해와 강요죄,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최 전 사장이 지난 2013년 12월 권성동 국회의원 전 비서관 김모씨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고 당시 기획조정실장이었던 A씨에게 김씨의 채용을 위한 맞춤형 채용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하고 채용조건을 변경해 김씨를 채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의 부정청탁 채용비리 피의자 기소 명단에는 권 의원의 전 비서관 김모씨가 포함되지 않았다.

김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최 전 강원랜드 사장과 부정채용을 지시받은 전 기획조정실장 A씨는 기소됐지만 정작 청탁자가 기소되지 않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앞서 검찰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원랜드 대규모 채용비리와 관련해 현직 정치인과 지역 유력 인사들의 부정청탁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다음 날인 9월20일 강원랜드 사무실과 김씨로부터 청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최 전 강원랜드 사장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압수수색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됐던 김씨의 청탁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강원랜드 사무실과 최 전 사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아직 권 의원 전 비서관 김씨의 부정청탁에 대한 명확한 혐의점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씨가 자신의 이력서 등을 최 전 강원랜드 사장에게 직접 전달했으나 이를 부정청탁에 의한 불법이라고 판단할 만한 물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처럼 김씨에 대한 수사에 진척을 내지 못하면서 강원랜드 부정채용 청탁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의원에 대한 수사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권성동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어서 수사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들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판단 아래 확실한 증거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면 부인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