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사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홍준표 저격수’를 자임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발표된 당무감사에서 서울 서초갑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당한 이후 류 최고위원은 연일 홍준표 대표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당은 20일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류 최고위원 징계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주택 윤리위원장은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윤리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류 최고위원이) 돌출행동을 하고 원색적으로 다른 사람(홍 대표)을 비하하는 발언이 문제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류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마초’ 등의 표현을 써가며 홍 대표를 비난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보기에는 소명 기회가 부족했다고 본다”며 “26일 오후 (류 최고위원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 다시 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당규는 당의 위신을 훼손한 당원에게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앞서 류 최고위원은 오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홍 대표야말로 막말 시리즈를 합해 놓으면 윤리위 제소가 아니라 모욕죄로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제 잃을 것이 없다.
홍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했던 문제 있는 발언들, 최고위원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류 최고위원이 각종 내부 회의에 참석했던 만큼 몇 가지 ‘폭로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날 윤리위가 류 최고위원 징계 결정을 못 내리자 “홍 대표가 류 최고위원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홍 대표는 류 최고위원과 관련된 공개 발언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홍 대표는 당사에서 열린 ‘전국 SNS 커뮤니티 대표단’ 워크숍에서 “(SNS를 보면) 한국당을 욕질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들의 말만 메인기사로 올라가고 한국당의 좋은 기사는 단 하나도 안 올라간다”며 “이 나라가 더는 괴벨스가 지배하는 허위선전장이 되도록 놔둘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