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유도심문 말라” 특검에 ‘신경질’

입력 2017-12-21 08:02 수정 2017-12-21 10:39

1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25년이 구형되자 괴성을 질렀던 최순실씨가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작정한 듯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설전을 벌였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최씨는 특검의 질문에 “유도질문하지 마라” “뭐를 물어보고 싶은 거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검이 정유라씨가 타던 말 구입 관련 질의를 이어가자 “독일을 한 번 갔다 오시든가, 말 연구하는 검사님이 나와서 물어보시든가”라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최씨가 거듭 시비조의 증언을 이어가자 재판부는 “끝까지 듣고 답하라. 이곳은 증인이 궁금한 걸 묻는 자리가 아니다”며 제지했다.

특검이 지난해 1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전무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말 구입 계약서 등을 제시하며 추궁했지만 최씨는 “아니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버텼다.

딸 정씨 관련 질의에는 더욱 예민하게 나왔다. 정씨가 이 부회장 1심 재판에서 “엄마가 삼성 말을 내 것처럼 편하게 타라고 했다”고 증언한 내용에 대해 특검이 묻자 “그럼 편하게 타라고 하지…”라며 맞섰다. “엄마가 (최씨의 독일 회사) 코어스포츠 주식을 선물이라며 줬다”는 말이 사실이냐고 물었을 때는 “딸하고 싸움 붙이려는 거냐”며 역정을 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