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김용화 감독이 원작자인 주호민 작가의 호평에 대해 기쁨과 고마움을 전했다.
김용화 감독은 2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웹툰에 기반한 내용이지만 원작에서 벗어난 부분도 있는데 주 작가님께서 멋진 말로 수사(修辭)해 주셔서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앞서 주호민 작가는 지난 18일 시사회를 통해 영화 ‘신과함께’를 관람한 뒤 이튿날 인스타그램에 짤막한 감상평을 남겼다. 그는 “한순간도 지루함이 없었고 진기한 변호사의 부재는 잘 느껴지지 않았다”며 “폭풍눈물 구간이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란다. 원작의 폭풍눈물 구간과 같다. 멋진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신과함께’는 2010년 네이버에서 연재된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한 작품. 타인의 목숨을 살리고 저승에 온 의로운 망자(차태현)가 그를 안내하는 삼차사(하정우 주지훈 김향기)와 함께 49일간 일곱 지옥을 지나며 심판을 받는 내용의 판타지물이다.
원작 내용에서 일부 각색됐는데, 가장 큰 차이는 차사들의 역할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진기한 변호사 캐릭터가 사라지고 차사들이 망자의 호위와 변호를 모두 맡게 됐다. 원작에서 과로사한 회사원이었던 자홍은 영화에서 어린 아이를 구하다 순직한 소방관으로 변경됐다.
김용화 감독은 “주 작가님이 어떻게 보실지 진짜 궁금했다. 제일 마지막에 보겠다며 계속 안 보고 아끼시더라”면서 “그런데 (영화를) 진심으로 봐주시고 글까지 올려주셔서 (우리 팀은)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다”고 얘기했다.
“기대와 두려움이 너무 컸죠. 살 떨려요. 사실 자기 작품을 다시 보고 감탄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저는 제 영화 다시는 못 보거든요(웃음). 관객들에게 보내고 난 뒤에는 그들의 마음속에 하나하나 어떤 감정으로 남는 거니까요. 저는 제 걸 보고 있으면 너무 민망하고 창피하더라고요. 주 작가님은 비슷한 마음이셨겠죠.”
김용화 감독은 “주 작가님 못지않게 주효했던 게 사모님의 평가였다. 사모님도 너무 좋게 보셨다더라”며 “뒤풀이 자리에서도 ‘정말 잘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감사는 제가 해야 한다. 웹툰에서 영감 받아 여기까지 왔으니까”라고 했다.
총 제작비만 무려 400억원이 투입된 ‘신과함께’는 국내 최초로 1, 2편을 동시 제작해 시간차를 두고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20일 개봉된 1편은 폭발적인 기대 속에 압도적인 오프닝 기록을 작성했다. 2편은 내년 여름에 만날 수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