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창살·철망 설치한 중국어선 44척, 실탄 200발 쏘자 ‘줄행랑’

입력 2017-12-20 19:05
선체에 쇠창살과 철망을 설치하고 한국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침범한 수십 척의 중국어선이 퇴거 경고 방송을 무시하고 조업하려다가 해경 경비함정의 사격을 받고 달아났다.

20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새벽 60∼80t급 중국어선 44척이 무리를 지어 전남 신안군 가거도 북서쪽 98㎞ (협정선 내측 1.8㎞) 해상을 침범해 퇴거 경고 방송했으나 경비함정을 향해 충돌·위협 등으로 저항했다.

이에 목포해경 1508 경비함정이 같은 날 오전 9시15분쯤부터 5시간30여분 동안 이들 어선을 향해 9차례에 걸쳐 공용화기 M-60 실탄 180발, 개인화기 K-2 21발 등을 쏴 우리 해역 밖으로 쫓아냈다.

해경은 중국어선 6척이 퇴거 명령을 따르지 않고 1508 경비함정 쪽으로 돌진하자 경고 방송을 한 뒤 사격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해경 피해는 없었으며, 도주한 중국어선들의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은 해양경비법에 따라 정선·이동 명령, 경고 방송, 수화포·12게이지(스폰지탄) 48발 사격, 선수 쪽 기관총·소총 201발 사격, 퇴거 조치를 진행했다.

EEZ에 침입해 불법 조업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어선이 우리나라 단속 선박으로 돌진하며 위협(단체저항)할 경우 실탄 사격을 할 수 있다.

해경은 사격 직후 3009함·1010함(목포해경 소속), 3013함(군산해경 소속)을 추가로 동원해 중국 어선들을 쫓아냈다. 해경은 중국 어선들이 단속이 어려운 기상 악화 상황을 이용해 불법 조업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포=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