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0일 오후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 분위기는 험악했다. 안철수 대표가 참석하지 않아 당내 항의가 빗발쳤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 당원 통합 찬반투표’를 전격 제안했다. 예상치 못한 행보에 반대파 의원들은 의총장에 모여 고성을 쏟아내며 비판했다.
언론에 공개된 의총 모두에서 의원들이 내놓은 발언은 매우 거칠었다.
- 유성엽 “(안 대표 기자회견은) 있을 수 없는 폭탄이 터진 거죠. 기본적인 정치쇼이고 당 개혁에 폭탄을 터트린 거죠. 전당원 투표는 정당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거예요.”
- 정동영 “아니 의총 소집하고 기자회견 하는 사람이 어딨어? 안철수 대표 꼭 참석시키쇼.
오늘 의원총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로 합시다.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어요.”
-정동영 “송 실장, 안대표 의총 오라 그래. 뭐가 무서워서 의총 못나오나? 어디서 배운 정치야?”
- 송기석 “무서워서 그런 게 아니고… 연락하겠습니다.”
- 정동영 “송 실장, 안 대표 출석하도록 하세요. 의원들에 대한 무시도 아니고. 의총 소집해놓고 알박기 기자회견을 하는 법이 어딨어요. 무서워서 안 나오는 거예요 뭐에요. 안 대표 출석할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 김수민 “성원이 되지 않아 간담회로 시작하겠습니다. 성원 되면 의총으로 전환하겠습니다.”
- 정동영 “잠시만. 이 중요한 시점에서 안철수 대표가 출석하거든 의총이든 간담회든 합시다. 왜 기자회견에는 나타나면서 의총에는 못 나타나는 거야. 그 정도 간땡이로 당대표 하겠어?”
- 김동철 “아직까지 성원 안됐기 때문에 간담회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당이 통합 추진 여부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이견들이 있기 때문에 오늘 기탄없는 의견들 말씀해주시고….”
- 정동영 “오늘 의총 비공개로 해야 할 이유가 없어요. 안철수 대표 출석시키고 처음부터 끝까지 의원 소신에 따라서 진행하도록 공개로 합시다.”
- 김동철 “안 대표 참석 여부 물었더니 당초 출석하는 걸로 얘기했었는데 오늘 자신의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밝힌 의견에 대해서 의견들을 개진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 장병완 “안철수 대표가 본인 생각 공개적으로 밝혔는데 의총을 비공개로 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 박주현 “공개합시다. 의총하기 2시간30분 전에 기자회견 한 분도 계시잖아요.”
- 정동영 “전원이 안철수 얘기 듣고싶어 합니다. 기자회견 했으니 그걸로 가름한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원내대표가 안철수 대표에게 전화해 출석토록 요구하시오.”
- 김경진 “의총 나와서 설명 못하는 대표라면 기본적으로 대표 자격이 없다. 사임하든지 나와서 떳떳하게 밝히든지 하라고 얘기하세요.”
- 최경환 “안철수 대표가 기자회견하면서 우리 당 호남의원을 부패정치라고 말했어요. 대단히 불쾌합니다. 저는 분명히 안 대표에게 해명을 들어야겠습니다. 호남 정치인 매도하고 김대중 대통령 매도하는 구태정치인입니까? 본인한테 답변을 들어야겠습니다.”
- 유성엽 “이렇게 비겁한 경우가 어딨어. 끌고 와요 끌고 와.”
- 권은희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 유성엽 “똑바로 해! 끌고 오라고 해야지.”
당내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이날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전 당원 투표 시도 즉각 중지 ▲호남 국회의원 비난에 대한 사과 ▲당 대표 즉각 사퇴 등의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