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14명이 한 학생을 집단 폭행했음에도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 A씨는 18일부터 아들이 다니는 중학교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학교입니까?”로 시작하는 피켓 속 글은 가해자들의 진정한 사과, 공정하고 합당한 처벌, 청소년 관련 법률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A씨는 “가해자들이 아직도 진실된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아이에게 상처를 입힌 가해자들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A씨의 아들 B군은 이 중학교 3학년 학생이다. 지난달 24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약 3시간 동안 교내 운동장, 학교 인근 배드민턴장, 도서관 등에 끌려다니며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가해자는 같은 학교 2~3학년 학생 13명과 다른 중학교 학생 1명이었다.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피해 학생의 가슴을 발로 찬 것을 시작으로 10여명이 달려들어 집단 구타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라이터로 학생의 머리를 태우거나 담뱃불로 옷을 지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집단폭행이 끝난 뒤 피해 학생에게 몸을 씻으라고 강요한 뒤 “농구하다 다쳤다고 말하라” “맞은 사실을 말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았다. 퇴원 후에도 정신과와 정형외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가해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두 학교는 지난 5일과 11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2명에게 강제 전학을, 나머지는 최대 15일 등교정치 처분과 5시간 특별교육을 이수하도록 결정했다. 학교 측은 “가해자들의 폭행 정도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며 “CCTV 영상을 확보하지 못해 학생들 진술에 의존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가해자들이 여전히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걸린 걸 굉장히 억울해하면서 재수없게 걸렸다고 생각하더라”며 토로했다. A씨는 지난달 28일 경찰에 고소장도 제출했다. 이 지역의 한 시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가해학생은 죄책감도 못느끼는 상황이어서 학교 교육을 재점검해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피해 학생 및 학부모에게 충분한 치유가 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광명경찰서 측은 2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최대한 빠르고 정확히 수사를 마무리하려고 하니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