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전북 전주에서 사라진 고준희(5)양을 찾기 위해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지만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종 33일째를 맞은 20일 준희양이 단순 실종이 아니라는 의견과 함께 가족들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준희양이 마지막 실종되기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외할머니 김모(61)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김씨는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며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4월부터 의붓외손녀인 준희양과 함께 살았다. 준희양 새엄마인 딸 이모(35)씨가 낳은 아들(6)과 준희양이 자주 싸우자 김씨가 준희양을 맡아 키운 것이다. 준희양이 사라진 지난달 18일 김씨는 준희양을 집에 혼자 두고 딸 이씨의 집에 갔다. 얼마 뒤 이씨와 함께 집에 돌아왔지만 준희양은 사라진 뒤였다.
준희양 새엄마는 “어머니가 외출했다가 돌아오니까 아이가 없어졌다고 했다. 별거 중인 아이 아빠가 데리고 간 것 같아서 그동안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지난 8일에야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일주일 정도 수사와 수색을 진행한 후 지난 15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에 김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아동학대나 강력범죄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모임 나주봉 회장은 19일 cpbc가톨릭평화방송과 인터뷰에서 “준희양은 누군가에 이동됐다고 본다”며 “부모를 상대로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회장은 진행자의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준희양 부모가 부부싸움을 하고 아이가 실종됐기 때문에 가능성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또 준희양 부모가 준희양이 사라진지 21일 지나 실종 신고를 한 점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프로파일러 출신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어린이 실종후 가장 중요하고 위험한 시간(critical hour)는 72시간입니다”라며 “실종 후 21일 지나 너무 늦게 신고한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뉴시스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는 만큼 가족들에 대한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면서도 “준희양의 행방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시민들의 제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준희양을 찾기 위해 18일 보상금 500만원을 내걸고 시민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