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커스] ‘도전’ 사라진 한국 청년 “창업 두렵다”

입력 2017-12-20 07:15

미래를 짊어질 청년들의 창업 정신이 실종되고 있다. 한국 청년의 창업에 대한 자신감은 38개국 중 36위에 그쳤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창업 활성화를 제시했지만 돌파구가 될지 의문이다.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도전보다 안전한 직장 구하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 속에 청년층 취업난이 2033년까지 이어진다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5일 발표한 ‘사라진 기업가(The Missing Entrepreneurs) 2017’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을 하기에 충분한 인적 역량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설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한국 청년(18∼30세)은 20%를 가까스로 넘겼다. 설문조사 대상 38개국 중 36위로 긍정 답변이 50% 수준인 칠레나 폴란드, 터키 청년들과 대비된다.

한국 청년들의 이 같은 인식은 창업 기업의 생존율이 낮은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통계청의 지난해 ‘기업생멸 행정통계’를 보면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27.5%다. 2013년부터 4년째 30%를 밑돈다. 2014년 기준 독일(41.0%)과 영국(37.3%)의 창업 기업 5년 생존율과 비교된다.

정부는 부족한 양질의 일자리 대안으로 창업 활성화를 내걸고 정책적 지원 발판을 마련하긴 했다. 지난 11일에는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연간 117조원 규모의 공공조달 시장을 창업 기업 지원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최저가 낙찰제도 폐지 등을 통해 창업 기업의 공공조달 시장 진입을 돕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한시적 지원책보다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창업 성공 요소와 관련해 OECD 보고서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는 이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기업가 정신을 키워 성공할 수 있도록 훈련, 멘토링, 금융 지원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19일 발표한 ‘2016∼2026년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면서 2021년부터는 일자리 경쟁이 완화된다. 2026년까지 10년간 일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218만명 감소하는 상황이 연출한 현상이다. 하지만 청년층(15∼29세)만큼은 예외로 꼽힌다. 고용부 관계자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 현상이 2033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청년 일자리 문제가 (이때까지)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일러스트=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