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균은 ‘병원에서 병을 얻는’ 대표적 원인균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주로 환자, 의료진, 의료기구 등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의료진의 ‘손’을 통한 전파로 의료감염이 유행했던 사례가 과거 몇 차례 보고됐다.
이화여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에게서 이 균이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는 18일 “신생아들에게서 검출된 시트로박터균이 모두 동일한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유전자까지 완전히 동일한 균이라고 밝혀질 경우 신생아중환자실의 감염관리가 잘 이뤄졌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홍정익 과장은 “유전자 분석까지 해서 완전히 똑같은 균이 신생아들에게 감염됐다고 하면, 누군가가 감염시킨 거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보통 정상인의 장내에 있는 균 중에 하나인데 감염을 잘 안 일으킨다. 하지만 면역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병원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균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사망한 신생아들이 감염된 시트로박터균은 동일한 균일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홍 과장은 “신생아들에게서 같은 균이 나왔고 항생제 내성이 있는 것도 똑같다”며 “완전 동일균이라면 누군가가 조치를 잘 못해서 감염원이 조성됐다는 얘기다. 그 감염원으로부터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계속 조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완전 동일균 판정 결과는 19일 오후에 나온다.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호흡기, 비뇨기, 혈액 등에 감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람음성균에 속하며 항생제 내성이 잘 생긴다. 질병관리본부는 18일 밤 긴급히 이 같이 사실을 공개한 이유를 “같은 중환자실에 있던 나머지 12명도 이 균에 노출됐을 수 있는데, 항생제 내성을 지닌 균이어서 관련 의료진이 처방 등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그러나 이 균이 직접 사인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질본 측은 “사인 규명은 부검 결과와 대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생아 4명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육안 관찰 소견만으로는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1차 소견을 냈다. 국과수는 “조직 현미경 검사 및 각종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야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