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권력투쟁 심각… 황병서 ‘강등’ 김원홍 ‘농장행’ 김설송 ‘부각’

입력 2017-12-19 07:30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6주기인 17일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간부들을 대거 대동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혼자 참배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김정일 입상 앞에 김정은 명의의 꽃바구니가 놓여 있다(오른쪽). 노동신문

황병서 전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전 총정치국 제1부국장이 강도 높은 처벌을 받는 등 북한 내 권력투쟁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국장은 인민군 차수(왕별 1개)에서 좌관급(영관급) 이하로 군 계급이 강등됐고, 김 전 부국장은 아예 신분이 농업노동자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황 전 국장과 달리 김 전 부국장은 노동당에서 출당돼 재기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연구원)은 18일 ‘2018년 북한 정세 8대 관전포인트’ 자료에서 “군에 대한 당적 통제와 부정부패 척결 차원에서 군부 엘리트와 고위 엘리트에 대한 숙청과 처벌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황 전 국장과 김 전 제1부국장 처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 과정에서 군부의 불만이 팽배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국정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에서 최룡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지휘 하에 군 총정치국 검열이 진행돼 황 전 국장과 김 전 제1부국장이 처벌을 받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황병서 전 북한군 총정치국장

연구원 이기동 북한체제연구실장은 “황 전 국장은 차수에서 한참 아래인 군사 직책을 받고 현재 모 부처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가 지금까지 해온 역할과 조직지도부 내에서의 경륜을 보면 재기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그는 김 전 부국장과 관련해서는 “농장에서 농장원으로 일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는 국가보위상에서 밀려날 때 부패 혐의가 있었는데 추가로 혐의가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녀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누나인 김설송(44)과 관련, “비공식적인 정책적, 전략적 역할을 맡았을 수 있다”며 “2019년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14기 대의원 선거에서 공식 데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과 함께 근무했던 최휘 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노동당 산하 근로단체부장을 겸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던 최휘가 근로단체부장이 된 것은 북한이 청년사업을 중시한다는 단적인 예”라면서 “김정은 시대 핵심이 청년사업이다. 장기집권 토대를 강화하는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