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고생했다고 말해줘”… 샤이니 종현의 마지막 문자

입력 2017-12-18 21:03


인기그룹 샤이니의 멤버 김종현(예명 종현·27)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의식을 잃기 전 누나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메시지는 ‘나 보내 달라. 고생했다고 말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 메시지에 ‘마지막 인사예요’라는 글귀를 덧붙였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김종현씨가 이 레지던스에서 갈탄을 피워놓은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이날 낮 12시쯤 이곳에 2박 일정으로 투숙한 상태였다.

경찰은 오후 4시42분쯤 김씨의 누나로부터 “종현이 자살하는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급히 실종수사팀을 파견해 오후 6시10분쯤 이 레지던스에서 심정지 상태인 김씨를 발견했다. 건국대병원으로 옮겼으나 김씨는 사망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숨지기 직전 누나에게 ‘나 보내 달라. 고생했다고 말해 달라’ ‘마지막 인사예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틀 전에도 누나에게 ‘우울증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 유족 측과 부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김씨는 2008년 데뷔한 5인조 보이그룹 샤이니의 메인보컬이다. 2014년 2월부터 지난 4월까지 MBC FM4U 심야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를 진행했다. 서울 출생으로 창신초와 동성중을 졸업하고 대신고로 진학한 뒤 자퇴했다. 청운대에서 실용음악 학사학위를 취득했고, 명지대 영화·뮤지컬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뛰어난 가창력 외에도 음악성을 인정받은 뮤지션이었다. 보컬뿐 아니라 작사와 작곡에도 참여했다. 2015년 솔로로 데뷔했고 지난해에는 솔로앨범 ‘좋아’의 9곡 중 8곡을 만들어 싱어송라이터로 홀로서기를 했다. 2014년 멤버 태민의 솔로 수록곡 ‘프리티 보이’를 작사한 데 이어 2015년 그룹 엑소의 ‘플레이보이’를 작사‧작곡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이하이의 ‘한숨’을 작사‧작곡했고 엄정화의 ‘오 예(Oh Yeah)’의 피처링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솔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종현 솔로 콘서트 인스파이어드’를 열었다. 2015년부터 최근까지 총 42회 솔로 콘서트를 개최했다. 공연마다 매진 기록을 세우며 인기를 끌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