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재외 공관, 갑질·군림안돼…외교부 조직 혁신 응원”

입력 2017-12-18 20:00
2017년도 재외공관장회의가 18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개최됐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사 등이 김준형 한동대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에 있는 우리 동포와 국민들에게 재외공관은 국가나 마찬가지”라며 “재외 공관은 갑질하거나 군림하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외교부 개혁 방안을 언급하며 “응원하겠다. 외교부의 명운이 조직 혁신에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끈질기게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전체 재외공관장 등 241명을 초청해 만찬을 하고 “새 정부의 외교를 관통하는 최고의 가치는 국익과 국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발리 섬에 고립돼있던 수백명의 국민을 데려오기 위해 외교부로 전세기를 띄운 사실을 언급하며 “외교부가 발 빠르게 움직인 좋은 사례”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재외공관의 관심은 첫째도 둘째도 동포들과 재외국민의 안전과 권익에 집중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해외여행객 2000만명 시대, 재외동포 740만명 시대에 국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익을 위한 실사구시의 실리적 외교에 역량을 집중해줄 것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대륙과 해양의 교차점에서 분단된 채 강대국들과 이웃하고 있다”며 “이러한 지정학적 조건은 우리에게 많은 시련과 고통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국가라는 축복이 될 수도 있다”며 “우리 손에, 우리 외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대륙과 동떨어진 한반도 남쪽의 섬처럼 될 수도 있고, 대륙과 해양으로 두루 통하는 길목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지정학적 조건을 축복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의 가장 큰 국익”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의 강도 높은 쇄신작업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폐쇄적인 조직에서는 창의력이 발휘될 수 없다.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와 의욕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비합리적인 차별 요소들을 없애고 상호 존중하는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확립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국민과 국익을 위한 든든한 외교'를 슬로건으로 한 만찬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공관장 183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한국국제교류재단·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