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춘문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온라인커뮤니티 네이트판에서 ‘제육볶음’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루 수백개씩 올라오는 글 중에 열흘이 넘게 주목받고 있는데요. 예상대로 내용이 범상치 않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법한 남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혼 5년차 맞벌이 주부라고 밝힌 글쓴이는 하루 세끼 매일 제육볶음만 먹는 남편 때문에 이혼사유에 ‘제육볶음’ 네 글자를 적어 넣고 싶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국을 해줘도 나물무침을 해줘도 쳐다보지도 안 본다며 한숨을 쉽니다. 또 외식을 해도 제육볶음 아니면 비슷한 삼겹살이나 고추장 불고기만 찾는다며 다른 걸 먹으면 시무룩한 표정으로 밥을 남긴다네요. 더 참기 힘든 점은 집에 돌아와 제육볶음을 요리해 먹는다는 겁니다. 글쓴이는 불행하다고 했습니다.
요리하는 소리와 냄새에 넌덜머리난다는 글쓴이는 남편이 처음부터 제육볶음에 집착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지금 와서 왜 그것만 먹는지, 그것도 몇 달이나 그럴 수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한 가지 음식에 꽂혀 있다가 벗어난 경험이 있는 네티즌들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네티즌들은 “남편이 알아서 해 먹는 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글쓴이는 추가로 글을 올려 “반찬 걱정 안 해서 좋겠다구요?”라며 “이것 때문에 남편의 다른 장점이 보이지 않아요. 이혼사유에 제육볶음 네 글자를 적어야하나 싶을 정도로 짜증난다”고 속마음을 털어놨습니다.
이 사연은 판에 올라온 지 열흘이 넘었지만 여전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10만회에 육박하는 조회수와 170개 넘는 댓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