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3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18일 밝혔다. 또 재보궐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혀 차기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6월까지 8년간의 도정을 잘 마무리하고, 3선에는 도전하지 않겠다”며 “새로운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드리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2010년과 2014년 연이어 충남지사에 당선되며 주목받은 그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 이재명 후보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 때문에 대선 이후에도 그의 차기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정치권에서는 안 지사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로 도지사 3선 도전, 재보선 출마, 당대표 출마 등 3가지를 꼽았다. 특히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그가 3선 도전보다는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입성한 후 당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 당시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비어있는 서울 노원병,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서울 송파을, 자신의 거점인 충남지역 재보선 선거구 출마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이 때문에 안 대표를 비롯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 야권 거물들과의 ‘빅매치’ 성사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안 지사는 이날 3선 도전 뿐 아니라 재보선 출마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로서는 보궐선거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거취에 대한 공식 입장은 송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했다.
남은 선택지는 안 지사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에 최대한 기여한 뒤 내년 8월 당권 도전에 나서는 시나리오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안 지사가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얻을 경우 문재인정부의 안정적 기반 마련에 기여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안 지사가 원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중앙무대를 노리는 것은 ‘원외 대표’로서의 한계를 드러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이견의 논쟁을 거부해선 안된다”며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판했다가 ‘적폐세력’이라는 공격을 받은 안 지사가 취약한 원내 세력구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안 지사가 당대표 출마 등 직접적인 행보보다는 당분간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위해 움직일 거라는 분석도 있다. 지방선거 지원에 나선 뒤 전면에 나서지 않고 후방에서 역할을 하면서 차기 대권 로드맵을 조율할 것이란 관측이다. 안 지사는 이달초 서울 강북구청에서 열린 강연에서 “민주당이 문재인정부를 성공시키고, 다음 정권에서도 지지를 받아 정권이 재창출되길 바란다”며 “그 길에 당원으로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