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장애, 본인도 모르게 저절로 나오는 걸까

입력 2017-12-18 12:00

틱장애는 뚜렷한 목적없이 근육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을 갑작스럽고 빠르게 반복하는 질환이다. 전체 인구 100명 중 4명에게 발생하며 성인보다 소아들이 훨씬 많다. 보통 여아보다 남아가 4~5배 이상 많고 주로 7세 전후로 발병한다.

틱장애는 얼굴, 목, 팔, 다리 등 신체 일부분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면 ‘운동틱’, 특정한 소리를 계속 내면 ‘음성틱’이라고 분류하는데 증상이 경미할 때에는 종종 ‘버릇’으로 오인될 정도이다.

하지만 틱증상의 호전과 재발이 반복되면서 점차 빈도, 증상의 개수, 하고 싶은 충동 등이 증가되면 그 때 돼서야 틱장애 치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의료기관을 찾는다.

20년간 오직 틱장애와 ADHD를 진료해온 수인재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틱장애를 진료하다 보면 부모님들께서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 중에 하나가 왜 의미 없는 틱을 계속 하는지, 왜 스스로 멈출 수 없는지에 대한 의문이다”라며 “분명한 점은 틱을 ‘저절로’ 한다는 것은 오해로써 틱은 본인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정신장애의 진단과 통계편람(DSM)이 DSM-Ⅴ로 개정되면서 틱이 불수의적으로(저절로) 나온다는 내용이 빠져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눈을 깜빡이거나 고개를 움직이는 틱장애일 경우 본인은 가만있는데 ‘저절로’ 눈이 깜빡거려 지거나 ‘저절로’ 고개가 움직여 진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이는 마치 딸꾹질이나 눈커풀이 ‘저절로’ 떨리는 것과 유사하다고 착각하는 것일 뿐이다.

안 원장은 “틱장애는 근육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전조충동’이라는, 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어떤 미세한 찜찜함 같은 것이 생기고, 그것을 해소하고자 틱을 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아동들은 전조충동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틱이 저절로 일어난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틱장애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두뇌 시스템이 불안정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데, 그 근본에는 과도한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이 있다. 대부분의 틱장애 아동의 경우, 불안감이 또래보다 더 느끼고 같은 일을 겪어도 스트레스를 더 받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감을 줄여주기 위한 근본치료를 전제로 하면서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도 보강을 해주고, 환자에 따라 과도한 열이 있다면 열을 식혀주고 담(노폐물)이 있는 경우라면 담을 제거해 주는 개인별 맞춤치료가 효과가 좋다. 이렇게 틱장애를 치료해나가면 틱증상이 없어질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외부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힘도 훨씬 강해진다.

틱장애는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는 특성상 획일적으로 처방하기 보다는 틱증상을 세분화 해서 처방할 수 있는 한의학 치료에 신경학적인 훈련을 병행하면 훨씬 치료가 잘 되고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스스로 자신의 뇌파를 조절하여 뇌신경을 안정시키는 ‘뉴로피드백’, 호흡훈련을 통해 자율신경을 조절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바이오피드백’, 다른 감각들의 통합을 도와 신경계의 오류를 바로잡는 ‘감각통합훈련’ 등의 신경학적 훈련은 주 1~3회 주기로 20회 이상 훈련을 받으면 자전거타기나 수영을 배워두면 오래도록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좋아진 두뇌상태를 오랜기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효과가 좋은 ‘뉴로피드백’은 이미 수십년 전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비행사를 대상으로 훈련시켰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되었고,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해올 정도로 효과가 검증된 훈련이다.

한의학과 두뇌훈련의 병행치료를 하는 수인재한의원 안상훈 원장은 “놀랍게도 틱장애를 치료한다고 표방하는 병원들마저 틱장애를 근육경련으로 이해한다”며 “틱장애를 잘못 이해하면 치료방향도 잘못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료인에게 제대로 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