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중 기간에 직접 수정한 연설문을 공개했다. 연설문 곳곳에는 문 대통령이 볼펜으로 줄을 긋거나, 직접 문장을 수정한 흔적이 남아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는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출연했다. 윤 수석은 이날 연설문을 공개하며 중국 국빈 방중에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3박4일간의 방중일정 중,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중국 충칭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제3국 공동진출 산업협력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윤 수석은 “(국빈 방중)마지막 행사였다. 충칭을 떠나기전 충칭에 사는 교민 대표들하고 차담을 했는데 차담에 본인이 읽을 연설문 원고를 들고왔다”며 “(행사가) 끝나고 나서 제가 입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수하고 보니 연설문이 너무나 많이 고쳐져 있었다”며 “바쁜 와중에 대통령께서 원고를 고치실 정도로 세심하게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일흔이 넘은 정의용 실장이 연설문을 고치고 이후 대통령께서 그 연설문을 최종적으로 밤을 새워서 직접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간의 교역과 투자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진핑 주석과 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북방·신남방정책간의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적극 발굴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물은 만나고 모일수록 먼 길을 갈 수 있다. 지동도합(志同道合·서로 뜻이 같고 생각이 일치하다), 뜻이 같으면 길도 합쳐지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대일로 구상과 신북방·신남방정책의 연계는 양국을 비롯한 역내 평화와 공동번영을 실현하고 인류공영을 이끄는 힘찬 물결이 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5일 한중정상회담 B컷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사진은 지난 14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촬영됐다.
공개된 사진에는 회담장 한쪽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이 통역사를 대동한 채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번 문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을 두고 일각에서는 "굴욕외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이번 중국방문은 지난 정부의 외교참사로 악화되던 대중 관계의 실타래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무엇보다 한중관계의 발목을 잡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철회를 공식화하고 경제협력의 틀을 복원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한 4대 원칙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의 중요한 진전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또한 “일부 야당에서 이번 방중성과를 당리당략으로 접근하면서 오히려 국익에 해가 되는 발언마저 서슴치 않고 있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며 “누차 강조하지만, 외교에 여야는 있을 수 없다. 국익보다 정쟁이 절대 우선시될 수 없다는 점을 야당에 다시 한 번 충고 드린다”고 지적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