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테크’… 1년 내 갚을 땐 변동금리, 길어지면 ‘혼합형’ 유리

입력 2017-12-18 08:06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18일부터 올라간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폭등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한 푼이라도 이자를 적게 내는 방법인 ‘빚테크’ 고민도 커지고 있다. 상환 계획이 1년 이내로 짧다면 우선 코픽스 연동 대출을, 이보다 길면 혼합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7일 주요 시중은행에 따르면 18일부터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승한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6개월 변동형 대출 금리는 NH농협은행 연 2.98∼4.57%, KEB하나은행 연 3.370∼4.504%, KB국민은행 연 3.26∼4.46%, 신한은행 연 3.12∼4.43%, 우리은행 연 3.17∼4.17% 수준이다. 금리 구간에서 앞쪽 숫자는 우대 혜택을 다 적용할 때, 뒤쪽 숫자는 그렇지 않을 때 금리다.

대출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는 것은 지난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한 달 만에 15bp(1bp=0.01% 포인트)나 올랐기 때문이다. 상승폭은 6년9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잔액 기준 코픽스도 4bp 뛰었다.

코픽스 대출은 신규취급액 기준과 잔액 기준 비중이 80대 20이다. 지금까지는 역대 최저금리 시기를 보내면서 새로 자금을 조달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대출 금리가 잔액 기준보다 낮았다. 하지만 역전이 시작된다. 금리 상승기에 잔액 기준이 신규취급액보다 금리 변동흐름을 서서히 반영하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다 코픽스 변동형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5년 혼합형은 3년 고정금리, 2년 코픽스 연동금리의 대출상품이다. 국내 시중은행 상품 중에 순수 고정형 대출은 거의 없다. 혼합형이 사실상 고정형 대출이다. 5년 혼합형은 금리 변동 리스크를 은행이 일정 부분 떠안기에 코픽스 연동형보다 금리가 높다.

우리은행의 경우 18일 기준으로 5년 혼합형 대출 금리는 연 3.50∼4.50%,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형은 연 3.17∼4.17%다. 신규 기준 코픽스 연동형 금리가 15bp 상승했어도 아직 5년 혼합형보다 33bp 낮다. 6개월∼1년 사이에 주택을 매매해 부채를 상환할 계획이 있다면 코픽스 연동형이 계속 유리할 수 있다.

이외에는 5년 혼합형을 추천한다. KEB하나은행 올림픽선수촌 프라이빗뱅킹센터 박진석 팀장은 “미국이 내년에도 계속 금리를 올리고, 한국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최저금리 시대를 이제 막 벗어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장기 고정형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