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이병기 전 국정원장, 장남 결혼식에 옥중 서한

입력 2017-12-17 20:40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박 전 대통령 등에게 상납한 혐의로 구속된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17일 아들 결혼식에 옥중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 전 원장 장남의 결혼식에서 이 전 원장의 한 친구는 이 전 원장이 하객과 가족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대독했다.

이 전 원장은 하객들에게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전혀 상상도 못 했고 결혼 소식을 보내드린 다음 저의 신상에 문제가 발생해 제가 참석하지도 못한 결혼식에 여러분을 모시게 된 큰 죄를 범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아비로서 해야 할 도리도 못한 데 대해 자식들에게도 미안하고 아픈 마음으로 회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은 가지 못해도 마음은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법적인 책임을 다하고 나가는 날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했다.

이 전 원장은 며느리에게도 “우리 가족이 돼준 것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잘 자라준 아들도 고맙고 둘이 합심하고 서로 사랑하며 행복한 일생을 같이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또 “기쁘면서도 가슴이 제일 아플 제 집사람에게도 저의 미안함과 사랑의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며 “여러분, 감사하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