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세상 참 불공평하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생명을 살리고 사람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하는 분들은 늘 힘들고 어렵게 희생하고 지치고 상처를 입는다”고 토로했다.
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람과 세상을 해롭게 하거나, 천하에 쓸모없는 짓 하면서 부와 편익 다 누리는 이들은 점점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고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래도 세상이 바뀌고 있으니 힘 냅시다”라고 덧붙였다.
표 의원의 이날 발언은 지난 1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 보도한 권역외상센터의 참혹한 현실과 관련해 자신의 마음을 털어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표 의원이 이날 트위터를 통해 ‘그알’의 시청을 독려했다. 그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절망 가득한 이국종 교수의 비망록-오늘 밤 시청 부탁드립니다. 함께 꼭 해결책 찾읍시다. 저도 최선 다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표 의원은 지난 11월에도 이 교수에 대해 지원책을 찾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오직 환자의 생명을 구하겠다는 일념 하에 자신의 건강도 잃고 소속된 병원에 손실을 끼쳐가며 혼신의 힘을 다해 온 진짜 중의 진짜 이 교수가 힘들어 합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지지가 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이국종 힘내세요”라며 응원의 글을 올렸다.
이날 ‘그알’에서는 지난달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이국종 교수를 통해 권역외상센터의 민낯을 샅샅이 파헤쳤다
이 교수는 북한병사 수술에 대한 브리핑 중 권역외상센터의 처절한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이에 ‘권역외상센터 지원’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됐고, 권역외상센터 예산의 삭감을 계획했던 정부는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정치권에서 예산을 200억이나 늘려줬지만 정말 좌절스럽다. 마치 2011년을 보는 것 같다”며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이 교수는 2011년 아덴만 작전 중 총상을 당한 석해균 선장 치료 당시, 권역외상센터를 향했던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을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이 교수는 석 선장을 살려내며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그는 권역외상센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고 정치권의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날 방송에선 이 교수의 비망록도 공개했다. 101장짜리 그의 비망록엔 권역외상센터 안에서 일어나는 숱한 좌절과 절망의 기록이 담겨 있었다.
이 교수는 비망록을 통해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관료나 정치인들은 1년이 멀다 하고 현재 자리에서 떠나거나 보직이 변경되기 마련이고 각종 학회나 개별기관들도 철저히 자신의 입장에서 움직인다”며 “먼 앞날을 내다본다고 하는 것은 그저 그렇게 하는 척 할 뿐”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다 자기 자리에서 먹고 살자고 할 뿐 진정성은 없다”며 “그래서 보건의료 정책은 여태껏 헛돌았고 앞으로도 계속 헛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