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은 소주”…성희롱 부추긴 성희롱 예방 강사

입력 2017-12-17 15:51 수정 2017-12-17 15:52
사진=뉴시스

기업에서 실시한 성희롱 예방교육에서 강사가 오히려 성희롱을 부추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북 구미에 있는 반도체 생산업체인 ㈜KEC는 이달 초 직원들을 대상으로 네 차례에 걸쳐 성희롱 예방교육을 했다.

강사로 나선 A 연구소 장모(여)씨는 강의 도중 자신을 소개하면서 “남성의 성적 요구에 여성들은 연령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인다”며 “20대는 택시, 40대는 소주”라고 표현했다.

그가 비유한 택시는 '택도 없다', 소주는 '소문 안내면 줄게'였다.

경북 구미에 있는 반도체 생산업체인 ㈜KEC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희롱 예방교육에서 강사가 성희롱을 부추겼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노조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성명을 내고 KEC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2017.12.17 사진=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제공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음담패설이 이어지자 교육을 받던 100여명의 직원들은 "수치스럽다. 성희롱 예방교육이 오히려 성희롱을 조장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교육을 받는 내내 민망하고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노조 측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17일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는 아프고 아픈 마음으로 KEC가 실시한 성희롱 예방교육 과정에서 벌어진 참담한 성희롱 사건의 전모를 알리려고 한다"며 "KEC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사업장 내 뿌리깊은 성차별과 성희롱을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강사 장씨는 "논란이 된 내용을 강의 중 얘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성희롱에 대한 관점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비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교육기관에 추천을 의뢰해 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한 것”이라며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불편함을 느낀 직원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