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이 17일 북한산 탄도미사일 관련 부품과 석탄의 해외판매를 중개한 50대 한국계 호주 국적의 남성을 기소했다.
경찰은 “A(59)씨는 북한에 충성하는 간첩(loyal agent of North Korea)”이라며 “그는 애국적인 목적을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디 오스트레일리언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닐 고건 호주 연방경찰 부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산 미사일 부품과 북한산 석탄 등을 판매하려던 A씨를 시드니 외곽 이스트우드에서 체포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A씨가 위 두 가지 거래를 시도하려다 체포됐다면서 "만약 거래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면 수천만 달러(tens of millions of dollars) 규모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포된 A씨의 신원은 한국에서 태어나 호주로 이주해 30여년동안 현지에서 살아온 59세 남성으로 알려졌다. 그는 탄도미사일 유도를 위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다른 '국제기관'들에 판매하는 일을 중개하는 등 북한 체제를 위한 외화벌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산 석탄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판매하려던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호주에서 대량파괴무기(WMD) 법안으로 기소된 첫 사례다. A씨는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고건 부청장은 외국 정보기관의 제보를 계기로 A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기소 내용이 두렵게 들리기는 하겠지만, 전부 해외에서 벌어진 일들로 호주 땅 안으로는 그 어떤 무기나 미사일 부품이 유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산 석탄 판매와 관련해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정부, 또는 두 나라 관리들이 연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17일 A씨의 체포 및 기소에 대해 "매우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북한 정권은 위험하고 무모하며 범죄적"이라면서 "모든 국가들이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