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혼밥’ 프레임, 이해 안돼”… 靑 ‘방중 결산’ 문답

입력 2017-12-17 12:00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조어대 인근의 한 현지식당에서 유탸오와 더우장(중국식 두유)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중을 수행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방중 성과를 설명하며 문 대통령 ‘혼밥’ 논란에 대해 “국민 감정선을 건드리는 워딩”이라며 “이해되지 않는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 갔을 때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울에 왔을 때도 정상 간 식사는 한 번에 그쳤다며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이런 일정이 문제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우리 대통령께서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공식적인 오·만찬이 한 번이었던 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준비한) 문화공연의 경우 대단히 이례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두 정상 내외가 계속 자리를 함께 했던 것은 중국 입장에서 굉장히 파격적인 예우를 한 것”이라며 “그날이 난징대학살 80주기여서 공연 과정 공개를 늦추는 까닭에 잘 전달되지 않아 아쉽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단과의 질의응답

Q: 대통령 ‘혼밥’ 얘기가 국내에서 많이 나왔다. 어떻게 생각하나.
A: 큰 문제가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 과거의 예를 봐도, 과거 우리 대통령께서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경우에 따라서는 공식적인 오·만찬이 1번밖에 없었던 적이 있었다. 이번 행사 준비 과정에서 그게 문제가 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혼밥’ 문제는 국민 감정선을 건드리는 워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한 번 같이 밥을 먹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 갔을 때도 똑같았다. 그렇게 ‘혼밥 프레임’을 만드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다른 중요한 이슈가 굉장히 많았고, 나중에 문화행사에 대해서도 브리핑이 있을 것 같고, 만찬에 대해서도 브리핑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중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미리 공개하기로 합의가 안 된 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거 같다.
문화행사 같은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었다. 중국 측에서는 그런 행사를 자주 하지 않아 공개하는 걸 꺼렸다. 또 그날이 난징대학살 80주기여서 공연하는 걸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공개를 늦게 했던 것이다. 공연 내용도 좋았고, 두 정상 내외분이 계속 같이 있었던 건 중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파격적 예우를 했던 거다. 그런 부분이 전달되지 않은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Q: 기자 폭행사건 후속조치가 궁금하다. 앞으로 중국 당국에서 조사 결과가 나오는가? 발표되면 우리 정부가 향후 중국 측에 유감 표명할 가능성이 있나? 현재 환구시보 등에서 악의적 오보가 있었다. 이것과 관련해 대응할 생각은 없나?
A: 이번 사건과 관련한 유감 표명은 이미 강력히 했다. 또 일부 중국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도 유감 표명을 했다. 중국 측으로부터 설명 들은 바에 의하면 공안당국에서 조사하고 있고. 조사 결과 나오면 거기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Q: 평창올림픽 관련해서 중국과 협의했다는 건 북한 참가 부분인가? 개·폐회식 고위급 대표단 참석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나?
A: 북한 참가 관련한 구체 방안은 협의하지 않았다. 북한이 참가하도록 양국이 협력해 가자고만 합의했다.

Q: 리커창과 경제무역 채널 가동키로 했다.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건가?
A: 그동안 경제 외적인 문제 때문에 중단되거나 진행되지 않았던 모든 관계를 전면적으로 정상화하자고 아주 폭 넓게 얘기됐다.

Q: 가시적으로 한·중 간 그동안 마이너스 상태였던 무역을 정상화하기로 협의된 건가?
A: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그동안 중단됐다는 논의가 있었다. 모든 분야에서 전면적으로 정상화하자는 얘기를 명확히 했다. 단순히 경제 문제만이 아니다. 기존에 가동하고 있던 채널들, 부처 간 고위급 채널도 전면 회복한다고 했다. 약간 오해가 있다고 느껴졌던 게, 리커창이 언급한 채널은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채널과 별개의 것이었다.

Q: 중국이 북한에 갖고 있는 레버리지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어느 정도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지 확인했나?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금요일 밤에 유엔 안보리에서 틸러슨은 중국이 더 역할해야 한다고 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 두 정상 간에 논의가 있었나?
A: 정상 간 논의에서는 대북 압박을 위한 아주 구체적인 중국의 역할까지는 합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구체적인 얘기들을 했다. 다만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해 중국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Q: 레버리지는 어느 정도 갖고 있다고 판단하나.
A: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북한에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영향력을 행사할 필요성에 대해 합의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