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유기준… 권영세·전하진… ‘친박’ 당협위원장 대거 박탈

입력 2017-12-17 10:23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기자실에서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이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기초통계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17일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서청원(경기 화성시갑) 유기준(부산 서구동구) 배덕광(부산 해운대구을) 엄용수(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했다. 서청원 유기준 의원은 친박계 핵심이고, 배덕광 엄용수 의원은 계판색이 옅긴 하지만 친박계로 분류된다. ‘친박 인적 청산’의 일환으로 보인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과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당무감사위는 지난 10월 27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최고위원회에 블라인드 방식으로 평가점수를 보고했고, 최고위는 당무감사위 권고를 받아들여 1권역(영남·강남3구·분당)은 55점, 2권역(호남 제외 전 지역)은 50점을 커트라인(탈락 기준선)으로 결정했다.

이 위원장은 "현역의원의 경우엔 60점에 미달하는 사람이 16명"이라며 "뭐가 부족한지 개별 통보해서 개선의 여지를 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원외 당협위원원장의 경우 129명 중 58명이 기준에 미달해 자격을 상실했다. 이 위원장은 "원외의 경우에도 커트라인 넘겼지만 1권역 55~60점 미만 등 부족한 부분을 알려서 분발할 여지를 드리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른정당에서 돌아온 분과 비례대표에 대해서는 원내활동, 당 활동, 당원 확보나 주어진 미션이 있다"며 "달성 정도에 따라서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당무감사위는 18일부터 3일간 탈락자들을 대상으로 재심 청구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해 후임 당협위원장 임명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류여해 최고위원과 권영세·박민식·김희정 등 의원 출신 원외당협위원장도 자격이 박탈됐다. 류 최고위원은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이 탈당하자 서울 서초갑 지역구를 맡았지만 이번 당무감사에서 1권역 기준점수인 55점을 넘지 못했다. 주중대사 출신이자 친박인 권영세 전 의원은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이지만 이번 당무감사에서 기준점수에 미달했다.

박민식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지역구인 부산 북구강서구갑 당협위원장직을 계속 맡았지만 이번 당무감사에서 탈락했다. 부산 연제구 당협위원장인 김희정 전 의원도 당무감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친박계 비례대표로 19대 의원을 역임한 전하진 전 의원도 경기 성남분당구을 당협위원장자리에서 부적격 판단을 받았다. 박근혜 대선 후보 당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미디어본부장을 역임한 박창식 전의원도 당무감사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해 경기 구리시 당협위원장 자리를 위협받게 생겼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탄핵과 분당과정에서 급조된 당협위원장이 70명에 이른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옥석을 가리고 정비하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기에 부득이하게 당협위원장 정비를 하게 됐다. 일체의 정무 판단 없이 계량화된 수치로 엄격히 블라인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