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요구했다 절도범 몰린 편의점 알바생 ‘무혐의’

입력 2017-12-16 18:53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자신이 일하는 편의점을 그만두는 과정에서 “최저임금을 계산해달라”고 요구했다가 비닐봉지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점주로부터 절도 신고를 당한 아르바이트생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16일 A양(19·여)의 절도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금액이 40원으로 경미하고 불법으로 취득하려고 한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주가 주장했던 피해 금액도 상당 부분 과장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편의점주는 지난 10일 절도 신고를 하면서 “A양이 비닐봉지 50장(1000원 상당)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확인한 결과 A양이 사용한 비닐봉지는 단 2장뿐이었다. CCTV 분석 결과 A양은 지난 4일 오후 11시50분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간식거리를 산 뒤 장당 20원짜리 비닐봉지 2장을 사용했다. 경찰 조사에서 A양은 “물건을 사고 무심코 비닐봉지를 썼으며 훔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A양은 지난 9일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을 두고 “최저임금을 계산해달라”고 요구하다 편의점주와 다퉜다. 점주는 이튿날 A양을 비닐봉지 절도 혐의로 신고했다.

편의점주는 경찰에서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지 않고 그만둔다는 말에 화가 나서 비닐봉지를 훔쳤다고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규직 없는 충북만들기 운동본부는 오는 18일 오전 11시 A양이 일했던 편의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점주의 사과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정당한 임금을 요구하는 알바생을 절도범으로 몰아 경찰에 신고하는 것으로 보복한 것에 대해 점주가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