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했던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사흘 만에 북미 대화를 위해 ‘북한 스스로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틸러슨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간 ‘불편한 간극(awkward gulf)’을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를 제안했던 기존의 입장에서 ‘명백한 유턴(Apparent U-Turn)’을 하며 북미 대화를 위해서는 핵 위협을 중단하는 등 북한 스스로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장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회의에서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북한은 위협적인 행위를 지속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12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환태평양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서의 “날씨에 관해 이야기 하더라도 일단 만나자”고 한 당시 발언과 크게 거리가 있다는 것.
틸러슨 장관이 조건 없는 북한과의 대화를 제의한 직후 백악관은 곧바로 “북한이 이웃과 동맹국들에 대한 위협을 계속하는 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그와 다른 의견을 냈다.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가 바뀌지 않았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틸러슨 장관은 15일 안보리 장관급회의에서 “북한은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는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대북 압박 캠페인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루어 질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강조했다.
대북대화를 두고 스스로 말을 바꾸며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인 틸러슨 장관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하며 “우리의 대화 채널은 열려 있다. 북한은 대화의 문들이 열려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들은 어디에 문이 있는지 안다. 북한은 그들이 대화를 원할 때 어떤 문을 통해 걸어 들어오는지를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공희정 기자 jjing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