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성희롱해놓고 아이 엄마 무고죄로 고소… ‘징역형’

입력 2017-12-16 09:26 수정 2017-12-16 09:32

4세 여아를 성희롱한 뒤 이를 신고한 아이의 어머니를 무고죄로 고소한 남성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15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3단독 김용찬 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윤모(63)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A양(4)을 상대로 성희롱을 해놓고 이를 경찰에 신고한 아이 어머니 B씨를 무고죄로 고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4년 10월 3일 술에 취한 상태로 서울 영등포구 거리를 지나던 윤씨는 A양을 향해 성행위를 묘사하는 손모양을 하며 “오빠한테 인사 안 해?” “오빠가 해줄게”라고 말했다. 귀가한 B씨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 들은 A양의 아버지는 곧바로 집 밖으로 나가 근처에서 윤씨를 붙잡았다. B씨는 윤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지난해 7월27일 윤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윤씨는 같은 해 B씨를 무고죄로 고소했다. 이 때문에 B씨는 수차례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심적 부담을 가져야 했다.

윤씨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을 위증으로 고소했다가 허위로 밝혀져 지난해 4월 27일 무고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 판사는 “윤씨는 신고 내용이 사실로 인정돼 유죄를 선고받고도 B씨를 무고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또 무고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범행을 저지르는 등 뉘우치는 모습도 없어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 판사는 “B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윤씨는 B씨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오히려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