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운영위에서 사라졌던 정우택 프로필…여야 힘겨루기 운영위가 뭐길래

입력 2017-12-16 05:00
11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기 전 정우택 원내대표. 뉴시스

국회 운영위원회 홈페이지에 자유한국당 소속 정우택 운영위원장 프로필이 삭제 됐다가 복구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가뜩이나 운영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어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사라진 정우택 프로필…단순 실수? 미래 예언?

16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오전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위 홈페이지내 위원명단에서 정 위원장의 프로필이 사라졌다. 모든 국회 상임위들은 위원명단 가장 위에 위원장 프로필이 있고, 밑에는 여야 간사들의 프로필이 게재돼 있다. 하지만 이날 운영위만 정 위원장 프로필이 삭제된채 빈칸으로 남겨진 것이다.

국회 운영위원회 홈페이지 속 위원들 명단. 상단의 정우택 위원장의 프로필이 15일 한 때 사라졌다 복구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상임위 위원명단을 관리하는 국회 사무처는 단순 실수라고 해명하며 부랴부랴 수정 조치를 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뉴시스에 “최근에 다른 상임위원회 사보임으로 명단을 수정하는 가운데 헷갈려서 운영위원장 명단이 빠졌다”면서 “바로 수정 조치했다”고 말했다.

◇“여당이 맡는 것은 관례” vs “내년 5월까지 임기 보장” 운영위원장 자리 놓고 여야 기싸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취임을 계기로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원내대표 교체로 7개월간 이어온 ‘야당 운영위원장’ 체제를 바꾸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통상 국회 운영위원장은 여당에서 맡는 관례에 따라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내년 5월까지 2년 임기를 채우겠다는 방침이어서 여야의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에 운영위원장 자리를 넘길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회 운영위원장은 당연히 한국당 몫”이라며 “전반기 국회운영과 관련한 상임위 구성 합의는 1년 6개월 전에 국회 원구성 여야 협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보라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15일 공식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더 이상 운영위원장 떼쓰기는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국회 운영위원장은 이미 20대 국회 개원당시 결정된 여야 합의사항이고 재론의 여지가 없다”며 “운영위원장 뿐만이 아니라 16개 상임위 모두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운영위 소관…운영위원장이 뭐길래

여야가 운영위원장 자리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국회 운영위가 청와대를 소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야당 운영위원장이 사안이 있을 때마다 청와대 인사를 호출하기 때문에 국정운영에 차질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당장 한국당은 국회 운영위를 소집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로 방문을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원전 수주와 관련해 터무니없는 얘기를 퍼뜨리는 문재인정부에 대해 왕세자가 국교 단절까지 거론하며 격렬히 비난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이면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지켜야 하는데 임 실장이 UAE를 방문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과정에서 벌어진 ‘사진 기자 폭행’과 ‘굴욕외교’ 논란 등도 운영위에서 다룰 방침이다.

운영위원장 자리는 원활한 국정운영을 이유로 그동안 여당 원내대표가 맡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기대선으로 야당 운영위원장의 임기가 길어지고 있다. 한국당과 민주당의 입장 팽팽하게 맞서면서 여야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