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지난 9월에도 세월호 선체에서 발견한 유골 수습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보도에 해수부는 15일 “가족들께서 신원확인 결과를 대외에 공개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해 가족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비공개했다”고 해명했다.
15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해수부는 지난 6일 “그동안 수중에서만 발견됐다고 한 고창석 교사의 유골이 선체에서도 발견됐고, 선체에서만 발견됐다고 한 조은화양 유골이 수중에서도 발견됐다”고 선조위에 통보했다.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5월10일부터 수차례 걸쳐 수습된 조은화 양 유골이 모두 세월호 4층 등 선체에서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고창석 교사의 유골은 모두 세월호가 침몰한 해저를 수중 수색하는 과정에서 수습했다고 했다. 그러다 지난달 22일 한차례 유골 은폐 사실이 드러나자 이달 6일 기존 발표 내용에 일부 오류가 있다고 시인한 것이다.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수습본부는 8월 18∼31일 발견한 유골 7점에 대한 유전자(DNA) 분석을 진행해 그 결과를 9월27일 해수부에 통보했다. 분석 결과 침몰 해역 수중에서 발견된 1점(오른쪽 손 허리뼈)이 조은화 양의 것이었고, 선체(화물구역 C-1)에서 발견된 1점(손가락뼈)은 고창석 교사의 것으로 드러났다.
고창석 교사의 유골이 침몰 해역이 아닌 세월호 선체에서도 발견됐다는 것은 선체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유골이 유실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은화양의 유골 역시 선체가 아닌 수중에도 발견됐기에 인양 과정에서 다른 유골까지 유실됐을 수 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그동안 선체 인양 과정에서 유골 유실을 우려해 철저한 유실 방지망 설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인양된 세월호에선 유실방지망이 설치되지 않은 구멍이 발견됐었다.
해수부는 15일 해명자료를 통해 “이들 유골은 9월6일 국과수에 DNA 분석을 의뢰했고, 9월말 현장수습본부에 신원확인 결과가 전달돼 해당 가족들(故 조은화 양·故 고창석 교사)께 알려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들께서 신원확인 결과를 대외에 공개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해 가족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비공개했다”며 “그간 현장수습본부에서는 유골 발견 사실을 즉각 대외에 공개한 것과는 달리 신원확인의 경우에는 가족의 동의가 있을 경우에 한해 대외에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체조사위에는 11월30일 선체 및 수중 추가수색 기술검토서를 통해 그간의 미수습자 수습 현황 전반과 유실 가능성 등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를 투명하게 제공했다”며 “12월12일에도 선체조사위에 그간의 유골 발견 및 신원확인 결과를 목록으로 상세하게 제출한 바 있어 은폐는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영빈 세월호 선체조사위 상임위원은 이날 서울 나라키움저동빌딩 선조위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13차 전원위원회에서 “최근 선조위는 단원고 조은화 양 유골이 수중에서도 발견되고, 고창석 교사의 유골이 선체에서도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지금까지 해수부는 이런 사실을 유가족과 언론에 공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선체조사위는 이날 전원위에서 지난달 17일 발생한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 등에 대해 참석 위원 전원 찬성으로 조사를 의결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