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시진핑에게 선물한 ‘통(通)’…“통하면 오래간다”

입력 2017-12-15 14:55
신영복 선생의 '通' 작품.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선물한 작품은 아님.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강연을 갖고 전날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서화작품을 선물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한중 수교 25주년의 역사적 의미와 한중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베이징대에서 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강연 서두에 문 대통령은 “어제 저는 시진핑 주석에게 통(通) 이라는 글자를 선물로 드렸다”며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말의 ‘통’자를 딴 것이다. 저는 양 정상간, 양 국가간, 양 국민간에도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관계 개선을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시 주석에게 준 선물과 관련해 “한자 通(통)이 씌여진 신영복 선생의 서화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신영복 선생의 작품은 청와대 경내에도 걸려 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중국과도 이웃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 개발 및 이로 인한 역내 긴장 고조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평화와 발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중 양국은 북한의 핵 보유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며 북핵문제는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데 대해서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립과 대결이 아니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밝은 미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날카로움은 쇠를 절단할 수 있다는 ‘이인동심 기리단금(二人同心 其利斷金)’이라는 말이 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 힘을 합친다면 한반도과 동북아의 평화를 이루어 내는 데 있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강연 말미에 왕안석의 시 명비곡의 한구절인 ‘인생락재 상지심(人生樂在相知心)’을 인용했다. 서로를 알아주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란 의미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역지사지하며 서로를 알아주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은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수천 년간 이어진 한·중 교류의 역사는 양국 간의 우호와 신뢰가 결코 쉽게 흔들릴 수 없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또 “저는 ‘소통과 이해’를 국정 운영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며 “이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날 강연은 베이징대 교수와 교직원, 학생 300여명이 경청했다. 베이징대는 1898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국립종합대학으로 내년 개교 120주년을 맞는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